불만이 있어요

불만이 있어요

글/그림 요시타케 신스케 | 옮김 김정화 | 봄나무


핑크빛 화사한 표지색과 달리 표지 그림 속 아이들 모두 단단히 화가 난 모양입니다. 제각각 자신의 불만을 열심히 이야기 중인 아이들의 표정과 몸짓이 귀엽습니다. ‘제멋대로인 아이’가 아닌 ‘제멋대로인 어른들’ 때문에 불만이 쌓인 아이의 이야기가 담긴 “불만이 있어요” 한 번 들어 보세요.

불만이 있어요

뭐든 제멋대로 하는 어른들 때문에 화가 난 아이는 불만을 다 털어놓고 멋대로 못하게 해야겠다 생각합니다.(아주 단호하죠?) 어른들은 밤늦도록 안 자면서 왜 아이들한테만 일찍 자라고 하는지, 목욕 시간을 왜 어른들 맘대로 정해 버리는지, 왜 어른들은 화가 나면 “어디 네 맘대로 해 봐” 라고 하는지(진짜 맘대로 하면 했다고 화 낼 거면서…^^)

불만이 있어요

아빠를 향해 불만인 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아이의 질문이 날카롭네요. 뜨끔한 일이 하나 둘이 아닌걸요. 하지만 아빠도 만만치 않습니다. 어른들 맘대로 목욕 시간을 정하는 것은 빨리 씻지 않으면 ‘목욕탕 뒤죽박죽이’가 나타나 따뜻한 물을 다 써버리기 때문이고, 아빠가 신경질 났을 때 아이에게까지 덩달아 화내는 이유는 ‘안절부절 벌레’때문이래요. 그 벌레를 쫓으려면 닥치는 대로 화를 낼 수 밖에 없다나요. 겨울에 춥다는 핑계로 밖에 나가서 놀아주지 않는 이유는 북극곰이 친구인 줄 알고 아빠를 데려갈지도 몰라서래요.  😎

듣고보니 조금은 그럴싸한 아빠의 핑계 아닌 핑계,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들은 딸이 말합니다.

휴우……
어른들도 참 힘들겠어요.

아빠를 이해해 준 딸 앞에서 앞으로는 멋대로 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아빠. 이렇게 평화롭게 오늘 하루가 마무리 되는가 싶었는데 이번에는 아빠의 반격이 시작됩니다. 왜 휴일에는 꼭두새벽부터 아빠를 흔들어 깨우면서 학교가는 날에는 몇 번을 깨워도 안 일어나는지… 흠, 아빠를 쏙 빼닮은 아이는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센스 넘치는 대답을 했을까요? 그건 학교 가는 날 아침에만 꿈속에 나타나는 신령님이 있는데, 그 신령님께 늘 똑같은 소원을 비느라 그런대요. 그 소원이 무엇일지는 그림책 마지막 페이지에서 확인해 보세요.^^

아이들이라고 해서 불만이 없을까요? 아직 세상물정을 잘 모르는 아이들에게 세상을 아름다운 마음과 눈으로 바라보라고 하는 것은 어른들의 억지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각자 가지고 있는 불만과 오해를 툭 털어놓고 이야기 해 보면 사실 별것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되죠. 그뿐인가요? 그림책 속 주인공 아이처럼 상대(아빠)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아빠와 딸의 대화를 듣다보면 이거 우리집 이야기 같은 생각이 자꾸만 밀려드는 그림책, 공감도 되고 재미도 있는 그림책 “불만이 있어요”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0 0 votes
Article Rating
알림
알림 설정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모든 댓글 보기
0
이 글 어땠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