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접속 중

아빠는 접속 중

(원제 : Papa est connecté )
글/그림 필립 드 케메테 | 옮김 이세진 | 푸른숲주니어


이글루 위에 올라가 노트북을 만지고 있는 펭귄, 그런데 어째 뭔가 잘 안 풀리는 모양인가 봐요. 머리 위로 잔뜩 먹구름이 끼었네요.

“아빠는 접속 중”에는 인터넷 중독이 심각한 아빠 펭귄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부터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컴퓨터에만 매달려 사는 아빠 펭귄을 향해 엄마 펭귄이 잔소리를 하지만 아빠 펭귄의 귀에는 그런 소리가 들리지 않아요. 오직 인터넷 세상만 보일 뿐이죠. 그런 아빠에게는 아이스북 친구가 532명(페이스북 아닌 아이스북이 재밌죠?^^)이나 된답니다.

어느 날 인터넷 접속이 잘 되지 않자 컴퓨터를 들고 밖으로 나갔던 아빠는 그만 갈라진 빙하를 타고 떠내려가고 말았어요. 예전같으면 바로 헤엄쳐 돌아왔을텐데 노트북이 젖게 될까 봐 아빠는 헤엄도 못 치고 노트북을 안은 채 그냥 빙하와 함께 둥둥 떠내려가고 말았죠. 그런 아빠를 구해준 것은 북극곰 친구 프레디였어요. 사이버 친구인 532명의 아이스북 친구는 위급한 상황에서 아빠에게 어떤 도움도 되지 않았어요. 이 일을 계기로 아빠는 심각한 인터넷 중독에서 빠져 나올 수 있었어요.

“우리 아빠가 드디어 현실로 돌아왔답니다.”

망가진 노트북은 가족이 모두 함께 보드로 타고 놀았죠. 이제 컴퓨터를 못 써서 안절부절 못할일도, 인터넷 접속이 안된다고 불안해 할 일도 없어졌어요.

우스꽝스럽게 표현되었지만 아빠 펭귄의 모습은 전형적인 인터넷 중독 증상을 보여주고 있어요. 사이버 세상에 갇혀 정작 현실의 가족을 외면하고 사는 아빠였지만 엄마와 아들은 그런 아빠가 무사히 돌아오기만을 기원하면서 빙판 위에서 긴 밤을 새웁니다. 아마도 가족의 간절한 마음이 아빠를 현실로 돌아오게 만든 것이겠죠?

어디서 많이 보았다 싶은 아빠 펭귄의 모습이 우습기도 하고 안스럽게도 느껴지는 그림책 속 이야기를 통해 인터넷 중독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재미있게 보여주는 그림책 “아빠는 접속 중”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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