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미타는 길을 찾고 있어요

나미타는 길을 찾고 있어요

마르 파본 | 그림 마리아 히론 | 풀과바람
(발행일 : 2016/06/20)


고요한 달빛 아래 외로이 나무에 기대 앉은 소녀 나미타. 쓸쓸한 표정의 어린 소녀는 책을 펼쳐 들고 깊은 상념에 빠져 있습니다. 한창 즐겁게 웃고 재잘대며 자신만의 꿈을 키워갈 아이에게는 걸맞지 않은 모습…… 나미타에겐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나미타는 길을 찾고 있어요

나미타는 꿈 많은 소녀입니다. 그리고 가족을 도와 제 한 몫을 다 해내는 야무진 일꾼이기도 합니다. 엄마 아빠 할머니, 심지어 이웃들까지도 어린 나미타에게 온갖 심부름을 시켜대지만 나미타는 싫은 기색 없이 언제나 시킨 일들을 척척 해냅니다. 하지만 일은 끝이 없습니다. 가족들에게 나미타는 그저 일꾼에 불과할 뿐입니다. 나미타가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나미타가 어떤 꿈을 키우며 자라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관심이 없습니다. 그래도 나미타는 자신의 환경을 탓하지 않고 자기 자신을 놓지 않으려 애쓰며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 살아갑니다.

그런데 늘 순종적이던 나미타로서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을 가족들은 아무렇지도 않게 나미타에게 강요합니다. 가족끼리 정해둔 신랑감과 결혼해서 남편에게 순종하며 살라고 합니다. 여자는 그렇게 사는 게 당연한 거고 제일 행복한 삶이라면서 말이죠.

나미타는 처음으로 엄마, 아빠, 할아버지, 할머니, 이웃들의 말대로 하지 않았습니다. 자신과는 상관 없는 삶을 강요하는 사람들의 말들을 뒤로 하고 나미타는 학교에 갔습니다. 그리고 책꽂이 가득 꽂힌 책들을 하나씩 꺼내 읽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어디선가 낯선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네 자리는 여기, 학교 안에 있단다!”

나미타는 처음으로 다른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닌 자기 자신을 위한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난생 처음 남이 아닌 자기 자신을 향한 목소리…… 나미타는 다시 한 번 자신을 향한 목소리를 확인하고 싶습니다.

“그래,
넌 여기서 네 맘대로 어디든지 날아갈 수 있는
날개를 발견하게 될 거야!”

나미타는 길을 찾고 있어요

나미타는 목소리의 격려에 용기를 내서 한 권 두 권 책들을 읽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책 속에서 나미타는 새로운 세상을 만날 수 있었고, 훌륭한 선생님과 멋진 친구들도 만났습니다. 지금껏 희생을 강요당하며 살아오면서도 자신의 가슴 속에서 꿈틀거리던 것이 자신만의 꿈과 희망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내 자리는 내가 걸어가는 곳, 바로 거기야.”

나미타는 자기 길을 걸어갔어요.
이제 더는 새장 속 새가 아니었어요.

자신의 꿈과 자신의 삶의 길을 찾은 나미타. 그림책 맨 마지막에 나온대로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니라 시작입니다. 나미타의 꿈과 희망으로 가득한 삶의 시작, 이 그림책을 보고 절망의 수렁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발견한 그 누군가가 맞이할 새로운 삶의 시작 말입니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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