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
글/그림 정진호 | 비룡소
(발행일 : 2016/06/02)
※ 2016 비룡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벽은 안과 밖의 이야기입니다.
모든 것들은 안팎이 있습니다.
우리가 어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면들을 함께 볼 수 있는 따뜻한 시선입니다.
노란색 벽에 나있는 문 안쪽으로 들어가자 파란색 벽이 나옵니다. 아이는 그 벽에 난 창문으로 안을 들여다 보았어요. 하지만 창밖에서 바라보면 아이가 밖을 내다보는 것으로 보입니다. 안쪽에서는 뒷모습이 보이던 아이를 밖에서 바라보면 아이의 앞 모습만 보입니다. 이쪽에서 보면 문 안쪽으로 들어간 것인데 반대쪽에서 보면 문 밖으로 나온 것으로 보죠. 이렇듯 보는 시점에 따라 각각의 상황은 다르게 설명될 수 있어요. 이쪽에서 보면 볼록한 벽이 반대쪽에서 보면 오목한 벽으로 보이는 것처럼요.
벽 하나를 두고 공간을 누비던 아이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이렇습니다.
바뀌는 건 벽이 아니라
내가 아닐까?
다른 곳에서 보면 달라 보이는 거니까!
참신한 시각과 따뜻한 시선이 돋보였던 그림책 “위를 봐요”의 정진호 작가는 신작 “벽”을 통해 보는 방향이나 위치에 따라 모든 사물은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안이냐 밖이냐 그것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같은 사물도 보는 사람에 따라 제각각 다르게 보일 수 있기에 타인의 생각을 존중하고 수용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더욱 더 안정된 세상 속에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다른 것을 수용할 수 있는 넓은 마음과 따뜻한 시선을 가진 ‘나’입니다.
간결한 문장 속에 깊이있는 철학적 질문들을 던지는 그림책 “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