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발 위에서

아빠의 발 위에서

글/그림 이모토 요코 | 옮김 강해령 | 북극곰
(발행일 : 2016/05/21)


펭귄 중에 키가 가장 큰 황제펭귄은 남극에만 서식하는 동물입니다. 목 부근 노란색 털 무늬가 특징인 황제 펭귄은 지난 2011년 방송되었던 MBC 다큐멘터리 ‘남극의 눈물’로 우리에게 아주 친숙해진 펭귄이기도 합니다. 보송보송 잿빛 솜털을 휘날리며 짧은 다리로 뒤뚱뒤뚱 걸어 다니면서 남극의 혹독한 추위 속에서도 씩씩하게 자라는 귀염둥이 새끼 황제펭귄들이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았던 기억이 선명하네요.

“아빠의 발 위에서”는 황제펭귄의 삶을 한 펭귄 가족 이야기를 통해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영하 50도라는 상상도 하기 힘든 추위 속에서 20일 동안이나 걸어 고향에 도착한 황제펭귄들은 그곳에서 사랑 춤을 추고 마음에 꼭 맞는 짝을 만납니다.

“저는 당신을 선택했어요.”
“저도 당신을 선택했어요.”
끄덕끄덕 서로 인사합니다.

“저는 훌륭한 엄마가 되겠습니다.
어떤 일이 있어도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저는 훌륭한 아빠가 되겠습니다.
목숨을 걸고 아기를 지키겠습니다.”

엄마가 낳은 알을 조심스럽게 아빠에게 건네주면 아빠는 그 알을 발 위에 올려놓고 배 이불을 덮어 무려 4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얼음 위에서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따뜻하게 품어줍니다.

아빠의 발 위에서 바다에서 돌아온 엄마는 무사히 태어난 아기 펭귄에게 뱃속 가득 담아온 먹이를 먹여 아기 펭귄을 키워냅니다. 아빠의 발 위에서 깨어난 아기 황제펭귄은 엄마의 발 위에서 먹이를 먹으면서 무럭무럭 자라나는 것이죠.

엄마의 발 위에서 뛰어 내려올 만큼 아기 황제펭귄이 자라면 아빠와 엄마는 먹이를 구하러 몇 번씩이나 바다에 다녀와야 해요. 그럴 때면 언니 오빠 펭귄들이 갓 태어난 아기들을 지켜준답니다.

남극의 얼음이 녹을 무렵 무사히 성장한 아기 펭귄들은 바다 헤엄을 시작합니다. 머지않아 어른 펭귄으로 자라면 이들 역시 자신의 아이를 키우러 고향으로 다시 돌아오겠죠. 자신들의 엄마 아빠가 그랬고 할머니 할아버지가 그랬듯이 말입니다.

혹한의 추위를 회백색으로 표현한 배경 그림부터 아기 펭귄의 보송보송한 솜털까지 사실적으로 그려낸 그림과 함께 황제펭귄의 강인하고 위대한 사랑을 보여주는 그림책 “아빠의 발 위에서”, 황제펭귄의 삶을 통해 세상 모든 엄마 아빠의 깊고 아름다운 사랑을 진한 감동으로 전하는 그림책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0 0 votes
Article Rating
알림
알림 설정
guest

0 Comments
Inline Feedbacks
모든 댓글 보기
0
이 글 어땠나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세요!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