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이 최고야

떡이 최고야

김난지 | 그림 최나미 | 천개의바람
(발행일 : 2016/07/30)


떡이 최고야

온갖 떡들이 한 자리에 모여 줄다리기를 합니다. 가래떡, 약식, 화전, 절편, 송편 등이 한 편을 이루었고, 반대편에는 백설기, 수수팥떡, 인절미, 시루떡이 또 한 편을 이뤄 서로 힘을 겨룹니다. 수많은 떡들을 어떤 기준으로 편을 갈랐을까 하고 보니 명절에 먹는 떡들과 잔치에 먹는 떡들로 나누었군요. 흠… 잔뜩 힘을 쓰는 떡들의 표정을 보아하니 오늘 줄다리기 시합은 명절 떡들의 승리인가봅니다.

“떡이 최고야”는 선조들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면서 오늘 날에도 우리가 즐겨 먹는 떡들을 소개하고, 오랜 풍습 속에 깃든 우리의 나눔의 정서를 아이들에게 전해주는 그림책입니다. 떡 하나하나에 우리 조상들은 어떤 마음을 담았는지 그림책에서 소개하는 것들 중 몇 가지 소개해볼까요.

설날 먹는 가래떡이 기다란 건 복이 기다랗게 쭉쭉 늘어나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떡국을 끓일 때 가래떡을 동글동글하게 써는 이유는 해님 닮은 떡처럼 올 한 해도 밝게 빛나라는 뜻이 담겨 있다고 하는군요. 인절미는 주로 혼례 때 신부집에서 신랑집으로 보내는 이바지 음식으로 널리 쓰이는데 찰떡처럼 신랑 신부가 딱 붙어서 사이 좋게 오래오래 함께 살라는 뜻이래요.

또 제가 좋아하는 약식은 정월대보름에 해 먹는 떡이라는군요(처음 알았습니다 ^^). 약식이 까만 이유는 신라 시대에 까마귀가 왕의 목숨을 구해줬는데, 그 고마움을 전하려고 까마귀처럼 까맣게 만든 거래요. 약식 속에 빨간 대추가 쏙쏙 박혀 있는 이유도 까마귀가 대추를 좋아하기 때문이랍니다.

떡이 최고야

떡이 최고야

그림책 앞쪽 면지에는 명절 떡들에 얽힌 이야기들을, 뒤쪽 면지에는 잔치 떡들에 담긴 정감 어린 이야기들이 먹음직스럽게 한 상 가득 차려져 있습니다.

떡 이야기를 하니 어릴 적에 어머니가 때마다 수시로 손수 만들어주시던 떡들이 생각나네요. 봄이면 쑥 캐다 쑥개떡, 한겨울엔 호박꼬지나 무 넣고 만든 시루떡, 백설기에도 호박꼬지나 밤 대추 잔뜩 넣고 찌면 입에서 살살 녹았었는데 말입니다. 그리고 어느 집이건 떡을 만들면 서로 나눠 먹었죠. 한 접시 듬뿍 담아서 심부름 가면 이웃집 아주머니들은 떡을 옮겨 담고 가져간 접시엔 과일이나 김치전 등 자기네 먹거리를 담아주시곤 했잖아요.

작가들이 우리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아마 이런 것 아닐까요? 기쁜 날엔 기뻐서, 슬플 때는 슬퍼서 함께 나눠 먹는 떡, 그 떡에 담긴 우리 선조들의 나눔의 지혜를 우리 아이들이 배웠으면 하는 마음 말입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떡이 최고야”에 나오는 떡 한 가지씩 맛있게 나눠 먹으며 그 안에 깃든 나눔의 마음을 가르쳐 주세요.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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