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 별이

딸기 별이

전정숙 | 그림 한성원 | 어린이아현
(발행일 : 2016/09/10)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딸기 별이

딸기네 집에 어린 강아지 별이가 찾아옵니다. 딸기는 몹시 불편한 눈빛으로 새 식구 별이를 바라보고 있어요. 아니나 다를까 그동안 딸기가 독차지해왔던 관심과 사랑을 어린 별이가 몽땅 차지하고 말았어요. 딸기의 재롱도 울적함도 가족들의 눈에는 들어오지 않는 모양입니다. 그뿐인가요. 산책할 때도 이웃들의 관심은 온통 별이에게 쏟아졌어요.

딸기가 시무룩하게 누워있는 뒤쪽 벽에는 한 때 온가족의 사랑을 받으며 전성기를 누렸던 딸기의 사진이 걸려있어요. 말은 못하지만 딸기 역시 ‘나도 한 때는…’하고 말하고 있는 것 같아요.

딸기 별이

철부지 별이는 주인 아주머니가 외출한 사이 집 안을 난장판을 만들면서 신나게 놀고 있어요. 세상사 모두 귀찮다는 듯 딸기는 별이를 말릴 생각도, 같이 뛰어놀아볼 생각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턱 괴고 바라볼 뿐입니다. 하지만 별이가 온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든 댓가는 고스란히 딸기의 몫이 되고 말았어요. 딸기를 향해 손가락질 하면서 혼내는 주인 가족, 아무 것도 모른다는 순진한 표정으로 딸기 곁에 가만히 앉아있는 별이.

참고 참았던 딸기가 그만 폭발하고 말았어요. 딸기에게 혼쭐이 난 별이가 풀 죽은 표정으로 열린 현관문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리고는 사라져 버렸죠. 사라진 별이를 찾느라 안절부절 못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본 딸기도 자꾸만 마음이 쓰이고 걱정이됩니다. 그렇게나 성가시고 얄미웠던 별이였는데 막상 사라지고 나니 그 빈 자리가 왠지 크게 느껴집니다. 별이는 다시 돌아올 수 있을까요? 별이가 다시 돌아온다면 딸기와 잘 지낼 수 있을까요?

별이는 어느날 갑자기 세상에 뿅하고 나타난 동생 같아요. 철부지에 하는 짓 마다 말썽인데 온 가족은 모두 아기만 예쁘다고 어르고 달래면서 사랑스러워서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을 누나나 형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그런 가족들을 바라보는 딸기는 얼마나 속상했을까요? 엄마 아빠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은 사람이나 짐승이나 매한가지일 테니까요.

딸기가 마음을 열고 어린 별이를 가족으로 받아들이기까지의 과정을 섬세하면서도 담백하게 그려낸 “딸기 별이”, 읽을 수록 그림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더욱 많이 보이고 들리는 글 없는 그림책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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