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이름은 제동크

엄마는 당나귀, 아빠는 얼룩말, 나는 제동크
우리 가족은 서로 달라도 행복합니다.

엄마는 당나귀, 아빠는 얼룩말. 들판에서 만난 둘은 첫눈에 사랑에 빠졌답니다. 함께 있으면 낮에도 행복하고 밤에도 행복하고…(하~ 사랑에 빠져 보았던 사람은 알죠? 이 감정…^^)

하지만 비슷한 듯 다른 둘은 걱정이 많았어요. 당나귀는 당나귀끼리만 살고, 얼룩말은 얼룩말끼리만 살았으니까요. 어떻게 하면 함께 살 수 있을까 고민하던 제동크의 엄마는 몸에 얼룩칠을 해서 얼룩말로 변장해 아빠를 찾으러 갔고, 아빠는 온 몸에 갈색 털실을 감아 엄마 무리에 끼어 엄마를 찾아다녔죠.

하지만 엄마는 아빠네 무리에 가 있었고, 아빠는 엄마네 무리에 가 있었으니 서로 만날 수가 없었어요. 서로를 찾기 위해 하루종일 다른 곳에서 헤매던 둘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변장한 서로의 모습을 보고 한참동안 웃었대요.

둘은 서로의 모습 그대로를 사랑한다는 것을 깨닫고 마침내 결혼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제동크가 태어났죠. 제동크는 들판을 뛰어다니는걸 좋아해요. 물론 친구도 아주 많죠. 당나귀도 내 친구, 얼룩말도 내 친구, 당나귀의 친구도 내친구, 얼룩말의 친구도 내 친구니까요.

서로 다르게 생긴 엄마 아빠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제동크는 너무나 행복합니다. 있는 모습 그대로를 받아들이고 사랑하게 되는 제동크의 이야기를 통해 ‘다르다는 것’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닌 세상, 서로의 개성을 인정하고 이해하며 존중해 줄수 있는 세상이 되길 꿈꿔 봅니다.


내 이름은 제동크
내 이름은 제동크

글/그림 한지아 | 풀과바람
(발행 : 2014/07/25)

그림책 “내 이름은 제동크”의 표지 제목 글자 중 ‘제동크’라는 글자는 당나귀 무늬와 얼룩말 무늬가 적절하게 배치 되어 ‘제동크’라는 하나의 글자를 완성해 그림책이 가지고 있는 의미를 표현하고 있네요. 서로 다른 종인 엄마 아빠의 결혼으로 제동크가 태어난 이야기를 담은 본문 속에는 작가가 색연필과 물감, 판화 기법, 지문찍기 등 그림을 다양한 방법을 표현해 이야기를 더욱 풍성하게 전달하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에게 사랑 듬뿍 받고 있는 당나귀인 듯 얼룩말 같은 이 새끼 동물의 제동크(Zedonk)라는 이름은 ‘Zebra’와 ‘Donkey’가 합쳐져서 만들어진 이름입니다.

그림책 속 제동크는 당나귀 엄마의 몸에 다리는 얼룩말 아빠를 닮아 줄무늬네요. 엄마 아빠의 모습을 반반씩 닮은 제동크… 엄마 아빠의 사이에서 사랑 듬뿍 받으며 호기심 가득 한 눈을 동그랗게 뜬 제동크. 세상 모든 아가들이 사랑스럽듯이 제동크 역시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럽네요.^^

2010년 실제로 미국 조지아 주 야생 동물 보호구역에서 보호구역 최초로 얼룩말과 당나귀 사이에서 제동크가 태어난 적이 있었어요. 당시 활발하고 건강한 제동크는 보호구역 내에서 ‘말괄량이 삐삐’라는 별명으로 불렸다고 하네요. 삐삐처럼 활발한 성격에 삐삐의 상징인 줄무늬 롱스타킹처럼 제동크가 가진 줄무늬 다리때문에 이런 별명을 붙은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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