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일 : 2014/11/19
■ 업데이트 : 2015/02/17 (Grandfather’s clock 연주곡 링크 수정)


할아버지의 시계

“할아버지의 시계’는 ‘Grandfather’s clock’ 이라는 외국곡을 모티브로 한 그림책이라고 합니다. 영어 제목은 낯설더라도 들어 보시면 ‘아~ 이 노래!’ 할만큼 우리 귀에 익숙한 노래입니다. 제 기억엔 ‘할아버지의 헌 시계’란 제목으로 남아 있네요.

오늘은 어쿠스틱한 느낌의 기타 연주 함께 들으며 ‘오늘의 그림 한 장’ 감상하시죠~ ^^

할아버지 태어난 날 처음 우리 집에 온 할아버지의 시계. 갓난아깃적 할아버지의 울음을 달래 주던, 열여덟 고모할머니의 혼례식에선 신이 나서 손뼉을 쳐 주고, 아버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던 날은 잘 다녀 오라 손 흔들어 주었던 시계. 군복입고 휴가 나온 나를 반갑게 맞아 주었던 할아버지의 시계

펑펑 눈 내리는 밤
시계는 느릿느릿 열두 번 종을 쳤어
이젠 할아버지와 헤어져야 할 시간
팔십 년 동안 똑딱똑딱
할아버지와 함께 똑딱똑딱
기쁜 일 슬픈 일 모두 함께한 시계
할아버지 깊이 잠들고
시계도 깊이 잠들었어

할아버지가 태어난 날 아침
처음 우리 집에 온 손님
할아버지의 시계
지금은 먼지 쌓인 다락에서 조용히 쉬고 있지
하지만 언제나 소중한 우리 집 식구
할아버지의 시계

3대를 걸쳐 가족의 역사가 되어 온 할아버지의 시계. 저희 집엔 외할머니에게서 어머니에게로, 그리고 어머니에게서 제 아내에게로 물려 온 방짜 놋함지가 하나 있습니다. 외할머니가 어머니에게 물려주셨다면 어머니 역시 누이에게 물려줬어야 하는 것 아니냐구요? 그러게요. 하지만 이런 손 때 묻은 물건들은 스스로 주인을 고르는 모양입니다. 자신의 가치를 알아 주는 사람으로 말이죠. 우리 누이는 그걸 어디다 쓰냐며 손사래를 쳤거든요.

다락방 깊숙히 처박힌 물건들, 추억이 깃든 게 어디 할아버지의 시계 뿐이려구요. 우리 할머니의 시어머니의 시어머니 때부터 써오던 맷돌, 할아버지 두루마기 반질반질하게 다려주던 숯불을 담아 쓰던 다리미… 이미 제 몫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차마 내다 버리지 못하고 다락 한 켠에 고이 모아둔 물건들 속에 가족의 추억의 조각들이 물 흐르듯 잔잔히 눈 앞에 펼쳐집니다.


할아버지의 시계
책표지 : Daum 책
할아버지의 시계

글 윤재인 | 그림 홍성찬 | 느림보

“할아버지의 시계”의 그림은 백석의 시를 그림책으로 만들었던 “여우난골족“의 홍성찬 작가가 그렸습니다. 팔순의 작가가 볼펜을 이용해 선과 명암만으로 그린 그림 그 자체만으로도 추억이 가득한 한 편의 이야기가 눈 앞에 펼쳐지는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