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

에드와르도는 아침에 일어나면 밥 먹고 학교갔다 저녁 먹고 잠자리에 드는 그런  흔히 볼 수 있는 보통 꼬마였어요. 그런데 가끔 에드와르도는 물건을 발로 차는 버릇이 있었는데, 그걸 본 한 어른이 소리쳤어요.

“에드와르도, 이런 버릇 없는 녀석. 만날 어디서 발길질이야?  세상에서 가장 버릇없는 녀석 같으니라고.”

그 후로 에드와르도는 점점 더 버릇 없는 아이가 되어갔어요. ‘세상에서 가장 시끄러운 녀석’, ‘세상에서 가장 심술궂은 녀석’, ‘세상에서 가장 사나운 녀석’, ‘세상에서 가장 뒤죽박죽 엉망인 녀석’,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녀석’으로 변해갔죠. 그저 다른 아이들처럼 잠깐 그랬을 뿐인데 말이에요. 시간이 흐를수록 에드와르도는 점점 더 눈치 없이 굴고, 사나워지고, 시끄러워지고, 방을 어지르고, 지저분해지고, 못되게 굴고, 버릇없이 굴게 됩니다. 그리고 결국 사람들은 에드와르도에게 손가락질 하며 큰소리로 소리쳤어요.

“에드와르도, 너는 정말
세상에서 제일가는 말썽쟁이로구나.”

어느 날 에드와르도는 화분을 발로 찼어요. 세상에서 제일 가는 말썽쟁이 답게요. 그런데 화분이 공중으로 붕 뜨더니 흙위에 툭 떨어졌습니다. 그것을 본 한 어른이 에드와르도에게 이렇게 말해주었어요.

“에드와르도야,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구나. 정말 예쁘다. 다른 식물들도 좀 더 심어 보렴.”

에드와르도에게 식물 기르는 솜씨가 있다는 것을 알자 사람들은 모두들 자기 정원을 맡기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 순간부터 에드와르도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해요. 에드와르도가 하는 행동에 칭찬을 시작하자 지금까지 말썽 피우는 것으로만 보이던 에드와르도의 행동이 조금씩 달라 보이기 시작했고 그로인해 에드와르도도 변하기 시작한거죠.

물론 에드와르도는 때때로 어수선하고, 사납고, 지저분하고, 방도 어지럽히고, 눈치 없이 굴고, 시끄럽게 떠들고, 못되게 굴고, 버릇없이 굴기도 한답니다. 하지만 에드와르도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아이야.

에드와르도는 어떤 아이일까?

에드와르도는 정말 못된 아이일까요? 아니면 사랑스런 아이일까요? 못된 에드와르도가 착한 아이로 변하기까지는 에드와르도를 바라보는 어른들의 눈과 입이 가장 큰 몫을 차지했습니다. 에드와르도는 그저 평범한 어느 집 아이와 다를바 없는 아이였거든요. 그것은 바로 어린 시절의 우리의 모습이었으며, 현재의 우리 아이들 모습이기도 해요. 서투르고 판단력이 미흡하고, 장난끼 가득한 어린아이들의 모습 말이에요.

얼마 전 칭찬에 관한 재미있는 기사를 읽었습니다. 코끼리는 발톱 손질을 소홀히하면 염증이 일어나 잘못하면 죽는일까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제때 발톱 손질이 꼭 필요한 일이라고 해요. 그런데, 문제는 코끼리에게 꼭 필요한 발톱 손질이 사육사에게는 상당히 위험한 일이기 때문에 대부분 코끼리를 마취 시키거나 강압적인 방식으로 발톱 손질을 해왔다고 하네요.  그런 코끼리를 스스로 울타리에 발을 올리게 해 발톱을 손질할 수 있게 만든 사건이 화제가 되었는데요. 사육사가 원하는 행동을 코끼리가 할 때마다 먹이를 주며 쓰다듬어 주는 칭찬을 하는 ‘긍정적 강화훈련’을 지속적으로 해왔기 때문이라는 군요. 이 이야기는 먼 나라 이야기가 아닌 우리 나라 서울 동물원에서 일어난 일이랍니다.(참조 : 한겨레 2014.12.11) 코끼리에게는 스트레스를 줄이고, 사육사는 안전하게 관리 할 수 있고…….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하고, 코끼리가 발톱을 깎게 합니다.^^

아이들은 어른들이 하는 말과 행동을 듣고 보며 자랍니다. 어른들이 내린 섣부른 판단이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변화 시킬 수 있는지 보여주는 이야기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 된 아이” 입니다.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

(원제 : Edwardo The Horriblest Boy In The Whole Wide World)
글/그림 존 버닝햄 | 옮김 조세현 | 비룡소
(발행 : 2006/02/03)

그림책을 통해 심오한 주제를 표출하는 작가 존 버닝햄. 그는 이 그림책 “에드와르도 세상에서 가장 못된 아이”를 통해 칭찬보다는 당장 눈앞에 보이는 대로 비난하거나 혼내기 좋아하는 어른들에게 또 한번의 경종을 울립니다.우리 아이들 속에 숨은 작은 가능성에 대한 칭찬, 존 버닝햄 식 특급 처방전 꼭 한 번 받아 보세요.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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