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해지는 책

하루 종일 엄마 옆에 찰싹 붙어서 지내던 아이들이 이제 오래지 않아 유치원으로, 초등학교로 가게 될 나이가 되면 엄마 아빠들 걱정이 한 가지 더 늘게 마련입니다. 요녀석이 가서 친구들과 잘 지낼 수 있을까? 가족이 아닌 남과 함께, 그것도 자기밖에 모르는 고만고만한 녀석들끼리 모여 지내야 하니 더 걱정일 수 밖에요.

그런 엄마 아빠들에게 권해 드리는 데이비드 에즈라 스테인 식 “감성 충만 교육 : 친구와 착하게 사랑하는 법” 입니다!

껴안아요. 포근하게
어루만져요. 부드럽게
너무 간지럽게는 안 돼요.
사랑은 전하는 거예요.

꼭 안아요.
너무 답답하게는 안 돼요.
키득키득 벅벅박박

토닥여요.
밟으면 안 돼요.

화난다고 때리면 안 돼요.
“나 화났어.”
“그랬구나, 몰랐어.”
기분을 말해 보세요.
시간이 지나길 기다리는 거예요.
잠깐 자리를 옮겨도 좋아요.

친구가 무슨 얘기를 하는지 들어 보세요.
친구에게 노래를 불러 주세요.
나를 위해 불러도 좋지요.

바라보세요.
째려보면 안 돼요.

먹을 게 있으면 나누세요.

작은 친구를 돌봐 주세요.
우린 모두 작으니까요.

먼저 인사해 보세요.
친해질 거예요.

그리고 잊어버리면 안 돼요.
사랑은 전하는 거예요.

별것 아닌 것 같으면서도 짧은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모두 살아가며 나 아닌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데 꼭 필요한 이야기들이 아닌가 싶습니다. 먼저 손을 내밀고, 다독여 주고, 배려하는 것, 그리고 자신의 감정을 적절히 표현하는 것…..

굳이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위해서가 아니어도 늘 곁에 두고 아이들에게 읽어 준다면 우리 아이들 감성이 아주 말랑말랑해질 것만 같은 글들입니다.

그림은 더 재미납니다. 단색의 텅빈 배경 앞에 등장하는 한두 마리의 동물 친구들. 때로는 작은 곤충들, 때로는 아주 커다란 코끼리들이 등장해서 익살스러운 몸짓으로 아이들에게 좋은 친구가 되는 법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다정하게 껴안거나 서로 가려운 곳을 긁어 주기도 하고 먼저 손내밀어 인사하기도 하는 동물 친구들의 다양한 몸짓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아이들은 작가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착해지는 책

잊지 마세요! 사랑은 전하는 거래요!!! ^^


착해지는 책
착해지는 책

(원제 : The Nice Book)
글/그림 데이비드 에즈라 스테인 | 옮김 한별 | 현북스
(발행 : 2013/04/01)

데이비드 에즈라 스테인은 이 그림책 아기 곰과 나뭇잎으로 2008년 에즈라 잭 키츠 신인 작가상을, 2011년 아빠 더 읽어주세요라는 그림책으로 칼데콧 명예상을 각각 수상했습니다. 재치 넘치는 그의 그림책들은 책 속에 따뜻함을 함께 담고 있어요.

“착해지는 책”은 이제 막 글자를 익히기 시작했거나, 이제 말이 제법 늘어서 엄마랑 아빠랑 얼추 대화다운 대화가 가능해진 꼬맹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그림책 아닐까 싶습니다. 원서에는 한두 단어로 이뤄진 문장에 라임을 잘 살려놨어요. ‘Cuddle / Nestle / Nuzzle / Don’t tickle / well, maybe a little’ 이런 식으로 말이죠. 입에 짝짝 붙죠? ^^ 관심 있는 분들은 아예 원서를 읽혀주는 것도 방법이겠네요.

그림책 “착해지는 책”의 그림은 아크릴물감과 잉크, 유성색연필을 이용해서 그렸다고 합니다. 두터운 붓의 질감을 그대로 살려서 한 번에 슥슥 그린 듯한 그림은 마치 그림을 처음 배운 아이들의 낙서 처럼 편안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이 더 좋아할 것 같네요. ^^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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