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람쥐 전화 : 마음을 전하는 방법

다람쥐 전화

“이야, 전선이 장애물 하나 없이
쭉 뻗어 있잖아.
전화는 정말 대단하구나!”

아름다운 달이 뜬 밤, 아기 다람쥐는 할머니도 달님을 보고 계실지 궁금해 전화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기 다람쥐는 전화기를 어떻게 사용해야 할지 아직 몰라요. 고민을 하던 아기 다람쥐는 전화기에 연결된 전선을 따라 전봇대 위로 올라갔어요. 그리고는 전선을 따라 달리고 또 달립니다. 장애물 하나 없이 쭉 뻗은 전선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하면서요.

전선 위에서 바라 본 달님은 집 창문으로 보던 것 보다 훨씬 컸어요. 그 행복한 마음을 가슴에 품고 전선 위를 달리다 보니 어느새 할머니 집 초록색 지붕이 보이네요. 스르륵~ 전선을 타고 내려온 아기 다람쥐가 할머니댁 전화기를 들고 하는 말,

“여보세요?
할머니, 전화 왔어요.
오늘 밤 달님이 정말 예뻐요!”

창문 가득 달님을 함께 바라본 아기 다람쥐와 할머니는 손을 꼭 잡고 아기 다람쥐의 집까지 걸어가면서 전화는 정말 좋은 물건이라고 생각했대요.

휘영청 달 밝은 밤 그리움을 안고 전선 위를 달리는 다람쥐의 모습은 문득 잊고 살았던 작은 추억들, 그리운 사람들을 떠오르게 합니다. 어린시절 무서운 꿈을 꾸면 할머니 방으로 베개를 껴안고 냅다 달려가곤 했는데, 그럴 때면 다 큰 녀석이 아직도 혼자 못잔다고 타박을 하시면서도 잘 자리를 내어 주시며 꼭 안아주시던 할머니가 그립습니다. 그리운 분들,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달려갈 수 있을 때, 그 자리에 건강하게 계실 때 좀 더 열심히 달려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다람쥐 전화
책표지 : Daum 책
다람쥐 전화

글/그림 타카하시 카즈에 | 옮김 김소연 | 천개의바람

좋은 것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나누고 싶은 간절한 마음을 예쁘게 담아낸 그림책 “다람쥐 전화”. 전화기의 원리와 용도를 아직은 잘 알지 못하는 아기 다람쥐가 전선줄을 타고 직접 달려가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에 은은한 달빛 머금은 몽환적인 그림이 마음을 더욱 뭉클하게 하네요.

할머니에게는 한 밤의 뜻밖의 선물이었겠죠? 두 손 꼭잡고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며 아기 다람쥐의 집으로 향하는 할머니와 아기 다람쥐의 하늘 위에 휘영청 떠있는 달님이 오늘밤 더욱 아름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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