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 럼피우스

꼬마 앨리스는 어른이 되면 먼 곳을 여행 하다가 나이들면 바닷가 집에서 사는 것이 소원이었어요. 그런 앨리스 곁에서 앨리스의 할아버지는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하는 일을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죠. 꼬마 앨리스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 수 없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어른이 된 앨리스는 어릴 적 소원처럼 먼 곳을 여행하며 자신의 첫번 째 꿈을 이루고, 나이가 들어 바닷가 마을로 돌아오면서 두 번째 꿈도 이루지요. 이제는 할머니가 된 앨리스는 일 년간 아팠던 사이 마당에 심었던 루핀 꽃이 언덕 위까지 번진 것을 보고는 문득’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의 말씀을 기억해 냅니다. 그녀는 루핀 꽃씨를 주문해서 주머니 가득 꽃씨를 담고 마을 곳곳을 누비며 꽃씨를 뿌리고 다니지요.

미스 럼피우스는 서둘러 집으로 가서 꽃씨 카달로그를 가지고 가장 좋은 꽃씨 가게로 가서 루핀 꽃 꽃씨 5부셰를 주문했어요. 그 여름 내내, 미스 럼피우스는 주머니에 꽃씨를 가득 넣고 들판이며 언덕을 돌아다니며 꽃씨를 뿌렸지요. 고속 도로 곁에도 뿌렸고, 시골길에도 흩뿌려 놓았어요. 학교 근처에도, 교회 뒷마당에도 한 움큼씩 뿌렸지요. 도랑 속에도, 돌담 곁에도 뿌렸고요.
이젠 허리도 아프지 않더래요.

가슴 속 깊이 품었던 꿈을 이루어 가는 과정을 잔잔하게 그려낸 아름다운 그림책 ‘미스 럼피우스’


미스 럼피우스
미스 럼피우스(원제 : Miss Rumphius)

글/그림 바바라 쿠니, 옮긴이 우미경, 시공주니어

이듬해 봄이 오자 들판도 언덕도 파란꽃, 보라꽃, 빨간 꽃들로 뒤덮이게 됩니다. 고속도로며 시골 길, 학교, 교회 뒷마당, 루핀 꽃들이 피어나 세상이 온통 환한 꽃밭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해마다 루핀 꽃들은 더 많이 피어났고 이제는 사람들이 미스 럼피우스를 루핀 부인이라고 부르죠.

루핀 부인을 보고 싶어 아이들이 집으로 찾아가면 루핀 부인은 머나먼 세계 이야기를 들려주며 마지막에 꼭 하나 덧붙이는 말이 있습니다. 이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을 해야 한다구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 수 있는것은  바로 ‘나’의 작은 실천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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