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드랑 나랑 함께 살아요!

어느 땐 난 엄마랑 살아요.
어느 땐 난 아빠랑 살아요.
우리 강아지 프레드는 나랑 살아요.

프레드는 늘 나랑 함께 놀아요.
프레드는 내 친구예요.
우린 함께 걷고, 함께 얘기를 나눠요.
내가 행복하면 프레드도 행복하고,
내가 슬프면 프레드도 슬퍼해요.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엄마 집과 아빠 집을 오가며 살게 된 아이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학교와 친구들은 예전 그대로지만 어느 땐 엄마 집에 있는 이층 침대에서, 어느 땐 아빠 집에 있는 보통 침대에서 잠을 자야 한대요. 사는 집도 두 곳, 잠자는 침대도 두 개, 이 그림책을 보는 아이들은 얼핏 부러워 할지도 모르겠지만 아이에게는 집도 침대도 아예 없느니만 못합니다.

엄마와 함께 보내는 집도, 아빠랑 지내는 집도 그저 잠시 머물 뿐 어느 곳도 아이에게 아늑한 보금자리가 되어주지는 못합니다. 집 뿐만 아니라 엄마도 아빠도 그저 잠시 같이 지내는 존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아이에게는 자신과 늘 함께 있어주는 진정한 가족은 강아지 프레드 뿐입니다.

그런데, 집안을 난장판으로 만드는 강아지 프레드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엄마 아빠는 어느 날 더 이상 견디기 힘들었는지 “난 프레드랑 살 수가 없어!” 라고 소리칩니다.

프레드랑 나랑 함께 살아요!

그러자 아이가 말합니다.

“죄송해요.
하지만 프레드는 엄마나 아빠랑 살지 않아도 돼요.
프레드는 나랑 살 거니까요!”

라고……

과연 엄마 아빠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요? 당연히 엄마랑 아빠는 마음을 고쳐먹고 프레드와 잘 지내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답니다. 하지만, 그림책을 마무리하는 아이의 이야기는 여전히 엄마 아빠보다 강아지 프레드에게 더 가족의 정을 느끼는 듯 해서 안쓰럽기만 합니다.

어느 땐 난 엄마랑 살아요.
어느 땐 난 아빠랑 살아요.
하지만 프레드는 늘 나랑 함께 살아요.

우리 어릴 적엔 이혼은 텔레비전 연속극이나 먼 나라의 이야기로만 생각했었지만 요즘은 그렇지가 못합니다. 하루에 약 300 쌍이 이혼을 한다고 하니 말입니다. 기혼부부 세 쌍 중 한 쌍 꼴로 이혼을 하는 셈이라고 하는군요(출처 : 헤럴드경제).

개인적으로는 이혼을 반대하진 않습니다. 물론 부부 사이에 벌어진 틈을 메우고자 서로 노력하는 게 먼저긴 하겠지만 그런다고 해서 모든 갈등이 다 풀릴 수 있는 건 아닐테니까요. 행복하게 살아도 짧은 인생인데 서로를 불행으로 얽매어 가면서까지 결혼을 유지해야 할 이유는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음… 우리 아내님께서 이 대목을 읽고 오해 없으시길… ^^)

하지만, 내 삶의 행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결코 놓쳐서는 안될 소중한 존재가 있습니다. 바로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의 삶이 엄마 아빠의 행복을 위해 파괴되어서는 안되니까요. 엄마 아빠의 이혼 자체만으로도 아이는 엄청난 충격을 받겠지만,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그 이후에 이어지는 아이의 삶의 구석구석에도 어른들이 미처 배려하지 못한 마음의 상처들이 나게 마련이겠죠.

“프레드랑 나랑 함께 살아요”는 엄마 아빠보다 반려견에게 더 큰 가족의 유대감을 느끼는 아이를 통해 가족의 참된 의미를 돌아보게 해 주는 그림책입니다.


프레드랑 나랑 함께 살아요!
책표지 : 보물창고
프레드랑 나랑 함께 살아요! (원제 : Fred Stays With Me!)

글 낸시 코펠트 | 그림 트리샤 투사 | 옮김 신형건 | 보물창고

※ 2008년 보스턴 글로브 혼북 명예상 수상작

글을 쓴 낸시 코펠트는 학교를 다니지 않고 혼자서 글과 그림을 공부했다고 합니다. 현재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데 주로 동물을 의인화한 작품이 많다고 하는군요. 그림을 그린 트리샤 투사는 미술을 전공한 후 미술치료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미술 치료 선생님으로 일한 경력이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상처받은 아이의 마음을 따스하게 어루만져주는 그림을 그리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