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일 : 2014/01/23
■ 업데이트 : 2014/12/10


깊은 밤 부엌에서

삼등신의 풍성한 몸매를 가진 요리사 아저씨들이 잔뜩 기대에 찬 얼굴로 올려다 보고 있는 커다란 유리병 꼭대기에는 한 꼬마가 요상하게 생긴 비행기를 타고 있습니다. 캄캄한 달밤, 이 네 사람은 무엇을 하고 있는 걸까요?

꼬마의 이름은 미키, 오늘 밤 미키가 들려주는 재미있는 이야기, 바로 “깊은 밤 부엌에서”입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그림책 “깊은 밤 부엌에서”를 통해 들려 주는 모리스 센닥의 이야기 한 편 들어 보세요.

한밤 중 쿵, 쾅쾅, 털썩 요란한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미키는 화가 나서 소리 쳤어요.

“거기 좀 조용히 해요!”

그러자 미키의 몸이 붕 뜨는가 싶더니 깜캄한 데로 굴러 떨어지기 시작해요. 달을 지나 엄마 아빠 방을 지나 알몸의 미키가 떨어진 곳은 한 밤중에도 환하게 불 밝혀 놓은 빵가게 부엌의 밀가루 반죽 속이었습니다. 빵가게 아저씨들은 날이 새기 전 빵을 만들기 위해 바삐 움직이고 있었어요. 반죽 속에 미키가 있는 줄도 모르고 주무르고 저어서 반죽을 오븐에 넣었죠.

막 김이 오르며 맛난 냄새가 풍기는데 미키가 반죽을 뚫고 나와 소리쳤습니다.

“난 밀크가 아니야. 밀크는 내가 아냐! 난 미키란 말이야!

미키는 오븐에서 나와 부푼 반죽을 주물러 비행기를 만들어 타고 날아갔어요. 물론 빵가게 아저씨들은 계량컵을 들고 밀크를 내놓으라며 미키에게 소리쳤죠. 미키는 밀키웨이에서 밀크를 구해다 주겠다며 높이 높이 날아갔습니다. (바로 오늘의 그림 한 장의 장면처럼요.^^)

미키는 우윳병 속으로 뛰어들어가 우유를 한 가득 담아 반죽에 부어주었어요. 빵가게 아저씨는 미키가 구해 준 밀크를 빵반죽에 넣어 맛난 빵을 흥겹게 만들었습니다.

임무를 마친 미키는 다시 미끄러져 내려가 침대로 돌아갔고 그제야 단잠에 빠졌습니다.

우리가 아침마다 빵을 먹을 수 있는 건 그래 그래, 다 미키 덕분이야.


깊은 밤 부엌에서
깊은 밤 부엌에서

(원제 : In The Night Kitchen)
글/그림 모리스 센닥 | 옮김 강무홍 | 시공주니어
(발행 : 1994/03/19)

※ 1971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
※ 1970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우리가 아침마다 맛난 빵을 먹을 수 있는 것은 누군가 밤새 열심히 일하고 수고한 덕분이라는 이야기를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로 엮은 “깊은 밤 부엌에서”는 모리스 센닥의 유쾌하고 아이다운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병약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모리스 센닥이 미키 마우스에 매료되어 미키 마우스를 따라 그리는 것을 좋아했었다는 이야기는 이미 유명한 이야기기도 하죠.(그가 태어난 해인 1928년은 디즈니의 미키마우스가 탄생된 해이기도 합니다.)  훗날 모리스 센닥의 미키에 대한 깊은 애정은 바로 이 작품 “깊은 밤 부엌에서”를 통해 자신만의 또 다른 미키를 창조해 내는 것으로 표현이 됩니다.


칼데콧상 수상작 보기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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