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드버그 하늘을 나는 생쥐

한 작은 소년이 생쥐 조종사의 멋진 포스터를 유심히 보고 있었어요. 소년은 가슴이 두근거렸어요. 소년은 포스터 앞에서 꿈을 꾸었지요. 언젠가 자신도 멋지게 날겠다고. 반드시 하늘을 정복하겠다고……

그 작은 소년이 바로 찰스 린드버그였답니다.

쥐덫의 발명으로 살기 힘들어진 고향을 떠나 자유의 땅 미국으로 가려던 생쥐 한 마리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항구에 도착한 생쥐의 앞을 가로막는 고양이. 고양이를 피해 하수도로 숨어든 생쥐는 그곳에서 하늘을 나는 박쥐를 만나게 됩니다. 그리고 자신도 하늘을 날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됩니다.

그 후 생쥐는 도전과 실패를 거듭하며 하늘을 날기 위한 비행기를 만드는데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칩니다. 마침내 하늘 높이 날아 오르는데 성공한 생쥐는 대서양을 건너 그토록 그리던 자유의 땅에 도착합니다. 대서양을 최초로 횡단 비행한 영웅 생쥐는 사람들의 환호 속에서 전국을 돌아다니며 에어쇼를 선보입니다.

그리고 한 작은 소년이 대서양을 횡단한 영웅 생쥐의 에어쇼 포스터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하늘을 나는 박쥐를 동경의 눈길로 쳐다보던 생쥐의 가슴 속에 위대한 꿈이 싹텄던 것처럼 작은 소년의 가슴 속에 인류의 비행 역사를 바꿀 위대한 도전의 씨앗이 심어지는 순간입니다.

찰스 린드버그의 대서양 횡단을 모티브로 한 그림책 “린드버그 하늘을 나는 생쥐”. 발상이 참 재미있지 않나요? 린드버그의 멘토가 조그만 생쥐였다니 말입니다. 사뭇 진지하고 흥미진진하게 진행되는 이야기 덕분에 그림책의 마지막 장면에서 꼬마 찰스 린드버그의 모습을 보는 순간 ‘진짜로 그랬던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인 걸 보면 작가 토르벤 쿨만은 타고난 이야기꾼인 듯 합니다.

꿈은 어디에서 오는가?

꼬마 찰스 린드버그가 생쥐 영웅을 바라보며 마음 속에 커다란 꿈을 담는 이 장면을 보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꿈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요? 날 때부터 각자 타고난 꿈이 마음 속에 담겨져 있는 걸까요? 아니면 자라면서 보고 듣고 경험하며 자신의 꿈을 키워가는 걸까요?

우리 마음 속엔 아마도 여러 가지 꿈의 씨앗들이 담겨져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삶의 어느 순간의 어떤 자극이 그 씨앗들 중 하나를 싹트게 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 아닐까요? 물론 그 자극을 놓쳐 버리는 경우도 있겠죠. 꼬마 린드버그처럼 그 순간의 자극이 씨앗을 제대로 싹틔우게 할 수도 있을 테구요.

하지만 꿈의 씨앗을 싹틔우는 자극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자신의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열정과 끈기입니다. 물은 온도가 100도가 되어야 끓기 시작합니다. 99도까지 가열했더라도 나머지 1도를 더하지 못하면 물은 끓어 오르지 않습니다. 우리의 꿈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자신을 꿈의 임계점까지 몰아붙여야만 합니다. 꿈의 임계점을 넘어서야만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입니다.

“린드버그 하늘을 나는 생쥐”는 호기심과 상상력을 자극하는 환상적인 그림과 탄탄한 스토리를 통해 우리 아이들에게 꿈에 대한 이 모든 이야기들을 들려 줍니다. 늘 꿈꾸는 삶을 살라고, 자신만의 꿈을 키우라고, 꿈을 이루기 위해 도전하고 실패하는 것을 두려워 하지 말라고 말입니다.

96쪽이라는 짧지 않은 분량의 그림책이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그림책 “린드버그 하늘을 나는 생쥐”였습니다.


린드버그 하늘을 나는 생쥐

린드버그 하늘을 나는 생쥐
(원제 : Lindbergh – Die Abenteuerliche Geschichte Einer Fliegenden Maus)

글/그림 토르벤 쿨만 | 옮김 윤혜정 | 책과콩나무

가온빛 추천 그림책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 독일어 부제 ‘Die Abenteuerliche Geschichte Einer Fliegenden Maus’는 영어로 ‘The Fantastic Story of a Flying Mouse’란 뜻입니다.

“린드버그 하늘을 나는 생쥐”는 독일 출신의 작가 토르벤 쿨만의 데뷔작입니다. 대학에서 일러스트와 디자인을 전공 후 2012년 졸업 작품으로 만든 게 바로 이 책이라고 합니다. 데뷔작, 그것도 졸업작품으로 만든 책이 무려 16개국에서 20개 언어로 출간되고 2014년엔 ‘가장 아름다운 독일 책’으로 선정되었다니 이보다 더 부러운 초심자의 행운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림책을 펼치는 순간 짜임새 있게 잘 기획된 스토리와 멋진 그림 속으로 빠져들며 결코 초심자의 행운이 아님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토르벤 쿨만의 멋진 그림들 몇 장 더 공유합니다. 스튜어트 리틀, 작은 영웅 데스페로의 뒤를 잇는 생쥐 주인공의 또 하나의 멋진 애니메이션을 기대하게 만드는 멋진 그림의 매력에 빠져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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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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