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하루에 세 번씩 분수쇼를 하느라 피곤에 지친 아빠 코끼리는 일 년에 딱 한 번 뿐인 동물원 휴일에 집에서 잠만 잡니다. 드르렁 푸우~ 드르러엉 푸우~ 잠 자던 아빠 코끼리의 콧바람에 아기 코끼리 코끼와 코리가 슈웅 날아가고 말았어요. 푸른 들을 다섯 번 지나고 높은 산을 열 번 넘어 그러고도 더 날아서 그렇게도 가고 싶었던 해수욕장까지 가게 되었죠. 잠시 후 엄마 코끼리도 아빠 코끼리 콧바람에 코끼와 코리가 있는 곳까지 슈웅~ 날아옵니다.

그런데, 왁자지껄한 해수욕장에서 파도 넘기도 하고, 오징어 그네도 타고 놀았지만 즐겁지가 않네요. 그토록 오고 싶었던 곳인데…자꾸만 아빠 생각이 났어요.

코끼와 코리와 엄마 코끼리는 스르륵 잠이 들었어요. 그리고 셋이서 우렁차게 코골이 합창을 하며 들이쉬는 콧바람에 집에서 잠만 자던 아빠는 청소기에 빨려 드는 것처럼 슈우욱 떠올라 가족들이 있는 곳으로 단숨에 날아왔죠.

코끼와 코리와 엄마코끼리와
아빠코끼리는 신나게 놀았어요.

가족들이 모두 모인 휴가지, 이보다 더 행복할 수 있을까요? 서로를 놓치지 않으려고 꼬리를 꼬옥 잡고 헤엄치는 코끼리 가족의 행복한 표정에서 휴가의 진정한 의미를 떠올리게 되네요.

이혜리 작가 특유의 흑백 기본 스케치 위에 콜라주 기법으로 사람들과 동물들을 숨은 그림 찾기 하듯 재미있게 배치하고 푸른색의 농도를 적절하게 조합해서 그려낸 바다가 눈앞에서 실제로 출렁출렁이는 듯 입체적으로 보여 더욱 시원하게 느껴지는 장면입니다.

여름휴가

가족들이 모두 모여 밤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마지막 장면 역시 너무나 멋지네요. 하늘의 달님도 별님도 더 없이 예쁜 밤, 저절로 콧노래가 흥얼흥얼 나오는 그런 멋진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는 코끼리 가족.

모름지기 휴가란 어디로 떠났느냐보다는 어떻게 보냈느냐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보낸 행복한 시간, 그 시간은 하늘의 별도 달도 다 내 곁에 있는 것만 같고, 온 몸으로 음악이 흘러 넘치는 그런 느낌 아닐까요? 첫 장면에서 분수쇼에 시달려 온통 잿빗이었던 아빠 코끼리의 뒷모습이 휴가지에서 아름다운 오선지가 흐르는 모습으로 바뀐 것이 괜스레 뭉클해집니다.


여름휴가

여름 휴가

장영복 | 그림 이혜리 | 국민서관
(2010/07/02)

가온빛 추천 그림책

장영복 작가의 재미있는 이야기에 이혜리 작가의 개성 넘치는 그림이 돋보이는 그림책 “여름 휴가”는 보는 것만으로도 편안한 휴가를 다녀온 듯 기분이 좋아집니다.(장면 장면 마다 숨어 있는 동물 까메오들의 재미난 모습들 보는 재미도 쏠쏠하답니다.)

아빠 코끼리의 날숨은 바쁜 일상에 쫓기면서도 가족에게 신나는 휴가를 선물하고 싶은 아빠의 사랑입니다. 엄마 코끼리와 아기 코끼리들의 들숨은 세상에서 가장 신나는 휴가는 아빠와 함께 하는 것이라는 사랑 가득한 바램입니다. 코끼리 가족의 재미난 코골이에 가족의 사랑과 휴가의 진정한 의미를 담아낸 그림책 “여름 휴가”와 함께 신나는 여름휴가 보내세요! ^^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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