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오는 길

“하지만 걱정 마.
힘센 코끼리랑 하마들이 모두 모여
전철을 밀어 줄 거니까.”

“영차, 영차, 힘을 내겠지?”

어린이집에 맨 마지막까지 남아 엄마를 기다리고 있는 연이는 예전처럼 엄마가 타고 오는 전철이 고장난  건 아닐까 걱정을 합니다. 그러다 연이는 힘센 동물들이 영차영차 전철을 밀어주어서 엄마가 무사히 올 거라 생각했어요.

이제 연이 마음 속에서 엄마가 오는 길은 멋진 상상으로 가득합니다. 혹시나 전철이 고장나더라도 듬직한 동물 친구들이 밀어줘서 무사히 자신을 데리러 올 수 있을 거라고, 그뿐만 아니라 엄마는 아주아주 커다란 케이크까지도 잊지 않고 사서 풍선을 타고 하늘을 날아 연이에게 오는 중일 거라고요.

잠시 후 엄마는 연이를 데리러 오셨고 그런 엄마를 보는 연이 마음은 햇살처럼 밝아집니다. 엄마를 향해 달려가는 연이 , 그런 연이를 꼬옥 안아주는 엄마. 이보다 더 기쁜 순간이 또 있을까요? 엄마 손을 꼬옥 붙잡고 어린이집을 떠나는 연이는 오늘 하루를 엄마에게 이야기 하느라 정신 없이 바쁘네요.

퇴근 길 고된 하루를 마치고 아이를 데리러 가는 그 길이 연이의 상상처럼 곱고 예쁜 일들로 가득차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발 디딜틈 없이 사람들로 빼곡한 전철 속에서, 버스 안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치여 얼굴 찌푸려지는 일 없이 서로 양보하고 웃을 수 있다면, 작은 사건 사고 없이 무사히 전철이 운행되고, 도로도 막힘 없이 뻥뻥 뚫리고 말이죠. 그래서 매일같이 반복되는 그 애틋한 이별과 재회가 안타깝고 속상함보다는 기쁨과 설레임, 그리고 보람으로 가득찼으면 좋겠습니다.


엄마가 오는 길
책표시 : Daum 책
엄마가 오는 길

모토시타 이즈미 | 그림 오카다 치아키 | 옮김 김소연 | 천개의바람

가온빛 추천 그림책
2015 가온빛 BEST 101 선정작

자신의 딸들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써내려간 모토시타 이즈미의 글은 오카다 치아키의 따뜻한 그림과 만나 행복함이 몇 배는 더 커지는 느낌입니다. 퇴근길 종종걸음으로 달려가는 엄마 마음을, 늦게까지 남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 마음을 행복한 상상으로 풍성하고 정감있게 보여주고 있어요.

늘 엄마 품 속에서만 지내던 아이에게 엄마와 떨어져 지내야만 하는 어린이집은 아마도 아이들이 겪는 첫 세상 경험 아닐까 싶습니다. 집에서 저 혼자 놀다가도 문득 엄마 생각이 나면 ‘엄마, 엄마!’ 부르며 엄마에게 쪼르르 달려가던 녀석들인데…… 하루 종일 엄마와 떨어져 있었으니 엄마가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요? 엄마 마음은  또 어떻구요. 밥은 제대로 먹었을런지, 친구들과 다투지는 않았을런지, 선생님 말씀은 잘 듣고 있을지…… 온통 아이 생각뿐일 수 밖에요.

아이도 엄마도 그렇게 성장해가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 모토시타 이즈미의 말처럼 말입니다.

‘가는 길에 장을 보고, 얼른 저녁을 지어 먹이고, 목욕을 시키고, 오늘이야말로 일찍 재워야지!’ 하고 생각하면서도, ‘오늘도 기분 좋게 하루를 보냈기를, 혼자서 엄마를 기다리다 외롭다며 울지 않기를.’ 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서두르던 길이었다. 그 길을 오가며 몇 번이나 계절이 바뀌었고, 아이도 나도 성장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내 손을 꼭 붙잡은 그 작은 손이 따뜻하면 왠지 한없이 안심이 되곤 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하루 종일 엄마와 떨어져 지내던 아이가 자신을 데리러 오기를 기다리며 펼치는 즐거운 상상을 따뜻하게 담아낸 그림책 “엄마가 오는 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