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미리 차려 놓은 식탁에서 사자가 혼자 빵을 먹고 있었어요.
브레드 씨는 살며시 다가가 사자에게 물었어요.
“목마르지 않니? 주스 마실래?”
깜짝 놀란 사자는 두근두근.
설레는 마음에 브레드 씨도 두근두근.

빵집만큼이나 커다란 덩치의 사자가 깜짝 놀라 는 모습이 재미있습니다. 그 뒤에서 조심조심 사자에게 주스를 들고 다가가는 브레드 씨의 조심스러운 몸짓도 재미있구요.

그런데 사실은 사자에게 씩씩하게 다가간 브레드 씨도 얼마전까지는 사자처럼 부끄럼쟁이였어요. 아는 사람을 만나도, 모르는 사람을 마주쳐도 수줍어 어쩔 줄 몰라하던 부끄럼쟁이 브레드 씨는 숲 속 작은 집에서 모두가 잠든 밤이 되어야만 마음 놓고 빵을 만들기 시작했죠. 그러던 어느 날 브레드 씨 집 문을 누군가 두드립니다. 똑똑똑… 깜짝 놀란 브레드 씨는 가슴이 두근 두근.

브레드 씨를 찾아온 첫 손님은 불면증에 시달리는 코알라, 그 다음엔 지독한 변비 덕분에 속이 더부룩한 생쥐, 길을 잃고 오들오들 떨다 맛있는 냄새에 찾아온 양, 요즘 부쩍 입맛이 없는 곰, 그리고 장난꾸러기 길냥이들…… 이렇게 매일밤 숲 속 동물친구들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브레드 씨 집을 찾아옵니다. 처음엔 부끄러움에 식탁 밑으로 후다닥 숨었던 브레드 씨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어 찾아온 이들을 맞이해주고 그들의 고민과 사연에 꼭 맞는 빵을 만들어 주었어요. 브레드 씨의 맛난 빵은 마을에까지 소문이 났고 결국 브레드 씨는 빵집을 열기로 했죠. 빵집의 이름은 ‘두근두근 빵집’.^^

어느 날 오후 누군가 빵집을 찾아옵니다. 콩콩! 며칠 째 문을 두드리고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없는 손님. 브레드 씨는 누군지 모르는 수줍은 손님을 위해 빵을 구웠죠. 빵이름은 ‘두근두근 빵’. 그리고 며칠 뒤 미리 차려놓은 식탁의 한 구석에서 혼자 빵을 먹고 있던 사자, 사자에게 다가가 주스를 권하는 브레드 씨… 사자의 깜짝 놀란 가슴에서도, 새로운 친구를 만날 설렘에 콩닥거리는 브레드 씨의 가슴 속에서도 들려오는 작은 울림 두근두근~ ^^

치유의 빵을 만드는 브레드 씨의 신비한 능력,  ‘두근두근 빵’을 먹었으니 놀란 사자의 마음은 설렘의 두근거림으로 바뀌지 않았을까요? 부끄러움이 설렘으로 바뀌는 소리 두근두근… 참 따뜻한 소리네요!  여러분도 고민있는 날, 뭔가 잘 안풀리는 날 브레드 씨의 숲 속 빵집에 살짝 들러보세요.

2016년 새 해 첫 그림책은 이야기만큼이나 따뜻한 그림이 보는 사람의 마음을 기분 좋게 만들어주는 “두근두근”으로 골라봤습니다. 가온빛 독자 여러분들의 가슴도 늘 설렘으로 가득한 한 해 되시길!


두근두근

두근두근

글/그림 이석구 | 고래이야기

“두근두근”은 부끄럼쟁이 브레드 씨가 숲 속 친구들을 위한 빵을 만들며 이웃에게 마음 문을 조금씩 열어가는 과정을 재미있고 따뜻하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혼자만의 세상에 살던 브레드 씨, 스스럼 없이 다가서는 숲 속 친구들 덕분에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고 세상으로 나간 브레드 씨의 이야기에는 세상의 따뜻함이 향긋한 빵 냄새 속에 담겨있는 느낌입니다.

두근두근

마지막 장면 빵집을 찾아온 펭귄 가족입니다. 영업중이라는 팻말이 붙은 빵집을 들여다 보는 펭귄들 모습이 귀엽네요. 과연 이들은 이 곳에서 어떤 빵을 먹을 수 있을까요? 페이지마다 무슨 빵이 나올지 기대감 때문에 가슴도 설렘으로 두근두근…^^ 기분이 좋아지는 그림책입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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