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집 이야기

이삿짐을 나르는 사람들은 기중기로 작은 집을
들어 올려서 바퀴 달린 판 위에 올려 놓았습니다.

작은 집이 아주 천천히 도시를 빠져 나가는 바람에
몇 시간이나 교통이 막혔습니다.

집이 도시를 빠져나가는 것을 수많은 사람들이 사람들이 떼지어 구경하고 있고, 몇 시간이나 교통이 막혔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오늘의 그림 한 장.

핑크색 아담하고 낡은 작은 집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요? 트럭에 매달린 채 끌려가고 있는 집은 어디로 가게 될까요?

본디 이 작은 집이 있었던 이곳은 한적한 시골 사과나무로 둘러싸인 데이지 꽃이 만발한 언덕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흐르자 작은 집 주변에 도로가 생기고 다른 집들이 생겨나면서 점점 도시화 되었어요. 더 많은 시간이 흘러 사람들은 모두 떠나고 혼자가 아니지만 혼자 남게 된 작은 집. 작은 집이 있었던 자리는 원래 이 자리였지만 이제 이곳은 처음의 그 자리와는 너무나 달라졌습니다.

어느날 작은 집을 지었던 손녀의 손녀가 이 곳을 지나다 작은집을 발견했고 그녀에 의해 드디어 작은 집은 원래 있었던 곳과 비슷한 곳으로 이사를 떠나게 됩니다.

도시화 되기 전 작은 집 주변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운 모습, 그리고 서서히 작은 집 주변이 도시화되어 가는 모습과 함께 작은 집 주변을 오가던 사람들이 타고 다니는 교통수단들이 점점 변화되어 가는 모습, 계절이 변하고 옷차림이 변하는 모습까지 그림책 안에 아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작은 집 이야기”는 미국이 본격적으로 자본주의 국가로 발전하던 1940년대 초 만들어진 그림책으로 세대를 초월해 아련한 향수를 느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작은 집 이야기
작은 집 이야기 (원제 : The Little House)

글/그림 버지니아 리 버튼, 옮긴이 홍연미, 시공주니어

※ 1943년 칼데콧 메달 수상작

시골 마을에 아담하고 아름답고 튼튼한 집이 한 채 지어졌어요. 집을 지은 사람은 이렇게 이야기 했죠.

“금과 은을 다 주어도 이 작은 집은 절대로 팔지 않겠어. 이 작은 집은 우리 손자의 손자, 그리고 그 손자의 손자가 여기서 사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오래도록 남아 있을거야.”

언덕 위 작은 집은 주변 경치를 바라 보며 무척 행복했습니다. 오늘이 가면 내일이 찾아왔고 그렇게 달이 가고 계절이 지나가고 해가 가면서 작은 집에 살던 아이들은 자랐고 작은집 주변은 길도 생기고 멀리 도시도 생겨나면서 조금씩 바뀌어갔어요.

작은 집 주변 길에 어느날 말이 끌지 않는 수레가 생겨났고 온통 사과밭이던 주변에 집들이 생겨나기 시작했어요. 세상은 그 전보다 훨씬 바쁘게 움직였고 도로는 자꾸자꾸 늘어났고, 마을도 조각조각 나뉘었죠. 그리고 더 많은 집들과 더 커진 집들, 학교며 게게들이 작은 집을 빽빽이 에워싸기 시작했습니다. 더 이상 작은 집에 사는 사람은 없었지만 금과 은을 다 주어도 필릴 수가 없는 물건이었기 때문에 작은 집은 그저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뿐이었어요.

멀리 도시의 불빛에 호기심을 가졌던 작은 집은 이제는 데이지꽃 가득한 들판과 사과나무가 그리워졌어요. 작은 집 주변은 먼지와 매연이 가득해졌고 계절도 느낄 수 없었고 날마다 똑같은 날만이 되풀이 되는 듯 싶었습니다. 사람들은 점점 더 부산하게 움직였고 이제는 작은 집이 그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조차 없었어요. 빌딩 숲 사이로 겨우 한낮에나 해를 볼 수 있었고 밤이 되어도 도시의 불빛이 너무나 밝아 달도 별도 볼 수가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봄날 작은 집을 처음 지었던 손녀의 손녀가 작은집 앞을 지나다 걸음을 멈추고 작은집을 바라봅니다.

“이 작은 집은 우리 할머니가 어렸을 때에 살았던 작은 집이랑 정말 똑같이 생겼군요. 이 집이 저 먼 시골의 언덕 위에 있기만 하다면요. 온통 데이지꽃으로 뒤덮이고 주위에 사과나무가 자라는 언덕 말이에요.”

손녀는 이 집이 할머니의 집이라는 것을 알아 내고 주위에 사과나무가 자라는 조그만 언덕이 있는 곳으로 작은 집을 옮기기로 했습니다. 작은 집은 말끔하게 고쳐졌고 다시 행복해졌습니다. 작은 집에는 사람이 다시 살게 되었죠. 지붕 위에서는 별들이 빛났고, 달이 떠올랐습니다. 이제 작은 집은 도시에 호기심을 느끼지 않아요. 시골에서는 온 세상이 조용하고 평화로웠습니다.

작은 집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호기심으로 반짝이는 청년기를 거쳐 비로소 자신이 얼마나 사랑 받고 소중한 존재였던지를 깨닫고 옛시절을 그리워 하며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고 싶어는 우리의 인생의 여정처럼 느껴집니다.


칼데콧상 수상작 보기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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