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

계절의 변화는 참 놀랍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 때문에 바로 지난 주까지만해도 에어콘 없이는 잠시도 견디기 힘들었는데 거짓말처럼 선선한 가을로 접어들었어요. 아침 저녁 서늘하게 느껴지는 바람 때문에 옷가지를 하나 더 챙겨나가게 됩니다.

보슬보슬 봄비 내리던 날 피어났던 어여쁜 꽃망울, 꽃이 피고 난 자리에 달린 아주 작은 열매는 땅의 힘으로 쑥쑥 자라나 터질 듯 말듯 보기에도 아까우리만치 탐스러운 빠알간 열매가 되었습니다.

하나, 둘, 세, 네,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아홉, 열…….
나무 한가득 앵두가 열렸어요.

땅, 바람, 햇빛 그리고 시간…… 자연의 어루만짐 속에 나무 한가득 빠알갛게 익은 앵두,  초록빛 이파리 사이사이 가득 열린 빨간 앵두, 보기만 해도 상큼해집니다.

초여름 열리는 앵두의 계절은 조금 비껴갔지만 그림 한 장을 들여다 보면서 생각합니다. 세상 어느 것 하나 허투루 되는 게 없다는 것을…… 자연도 사람도 인고의 세월을 거치면서 더 야물게 된다는 것을……

한겨울 죽은 듯 휴식을 취했던 나무에서 새순이 돋고, 연두빛 이파리가 진초록으로 변하고 오므렸던 꽃망울이 터지고, 만개했던 꽃이 지고 나면 열매를 맺는 자연의 둥근 선순환. 계절이 그들을 빚어내고 그들이 계절을 불러내는 것 아닐까요?

자연에서는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어요. 그리고, 어느 것 하나 불필요한 순간이 없어요. 


앵두
책표지 : Daum 책
앵두

글/그림 문명예 | 재능교육
(발행일 : 2016/06/27)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살랑살랑 봄바람에 서서히 깨어나는 나무 한 그루. 봄비 내린 날 연분홍빛 자그마한 꽃봉오리를 맺은 나무에서 솔솔 피어오르는 꽃향기가 벌과 나비를 부릅니다. 꽃이 진 자리에 달린 아주 작은 열매는 땅의 힘과 햇빛의 힘으로 빨갛게 익어가죠. 비누방울처럼 동글동글 예쁜 열매 앵두가 익어갑니다.

또옥, 한 알은 톡.
또도독, 두 알은 말캉말캉.
투두둑, 한 움큼 입에 넣으면
새콤달콤 향기가 퍼져요.

입안 가득 향기가 느껴지나요?

앵두를 다 떨군 나무는 짙어지고 짙어집니다. 서늘한 바람이 불면 다시 다음을 준비하기 위해 잎을 떨어뜨리고 겨울을 준비하죠. 앵두 나무에 이파리가 돋아나고 자그마한 열매가 자라 빠알갛게 익을 때까지 시간의 흐름을 섬세하게 담아낸 그림책 “앵두”. 앵두 한 알에 온 계절이 담겨 있습니다. 그림책 한 권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모두 담겨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