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의 산책

동산 위에 오도카니 앉아있는 달님 얼굴이 꼭 아기 얼굴 같습니다. 아기처럼 동그란 얼굴, 푸른 밤하늘이 비춰보일 만큼 투명한 몸을 가진 달님이 같이 놀 친구를 불러보았어요.

달님이 자꾸자꾸 환해져요.
“이제 아무도 없니?”
이런, 달님이 심심한가 봐요.

들판에 솔솔 풍기는 향기로운 풀 냄새에 기분이 좋아 반짝반짝, 강물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 깜짝 놀라 반짝반짝, 집을 찾는 아기 오리들에게 빛을 비추어 주느라 반짝반짝……

어스름한 저녁에 산책을 나온 달님은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고 즐거워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곳저곳을 거닐다 보니 어느새 한밤중이 되었습니다. 이제는 모두들 잠자리에 들고 없는 시간인데 여전히 같이 놀아줄 친구를 찾아 다니던 달님은 밤 마실 나온 고양이들이랑 숨바꼭질도하고 멀리 날아가는 기러기들과도 놀다보니 동쪽 끝 하늘이 환하게 밝아져 왔어요.

살그머니 아래로 내려온 달님, 나뭇잎에 모인 이슬 한 모금 마시고 사뿐사뿐 집으로 돌아가서 잠자리에 들어요.

“오늘 하루도 참 재미있었어!”

노란 별이 점점이 박힌 짙푸른색 밤 이불을 덥고 아기처럼 코~ 잠든 달님, 우리가 깊은 잠에 빠진 밤이면 밤마다 호기심쟁이 달님은 그렇게 들판으로강물 위로 나무 위로 동산 위로 한바탕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답니다.^^


달님의 산책
책표지 : Daum 책
달님의 산책

글/그림 김삼현 | 푸른숲주니어
(발행 : 2016/08/26)

2016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달님의 산책”은 어스름한 저녁 시간이 되면 산책 나온 아기 달님이 보이는 모든 것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하늘 위로 점점 더 높이 떠오르다 새벽녘 집으로 돌아가 잠이든다는 이야기로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점점 높이 달이 떠오르는 과정을 사랑스럽게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동그란 달님은 표정이나 행동 모두 밤새 놀고 싶어하는 아가들을 꼭 닮아있어요. 호기심 가득한 표정, 즐거운 표정, 시무룩한 표정, 놀란 표정까지 달님인지 아기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똑같아요.

밤이 깊어갈 수록 점점 짙푸른 색으로 변해가는 짙어가는 밤하늘 아래 더욱 반짝반짝 빛나는 달님의 모습은 시간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보여줍니다. 오리와 토끼와 다람쥐는 잘 시간이 되면 집을 찾아가고 야행성인 고양이와 기러기는 밤이 되면 활동을 시작한다는 동물들의 습성도 그림책 속에 자연스럽게 담겨있네요.

시시각각 변하는 달님의 다채로운 표정과 시시각각 변하는 밤 하늘의 신비로움을 섬세하게 담아낸 그림 한 장 한 장, 시처럼 빛나는 문장들로 가득 찬 그림책이 마음을 행복하게 채워줍니다. “달님의 산책” 읽고 난 오늘 밤에는 고운 꿈, 어여쁜 꿈이 절로 찾아올 것 같습니다. ^^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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