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담은 상차림

“얘들아, 밥 먹어라!”

소담한 밥상에 담긴 마음.
그 마음 덕분에 아이들은
앞으로 맞이할
삶의 굽이굽이를 무사히 넘기겠지요.

요즘처럼 먹거리가 풍성하고 각종 블로그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맛집들이 차고 넘쳐도 우리를 가장 행복하게 해 주는 건 역시 어머니가 손수 차려주신 밥상입니다. 그래서 다들 집밥 집밥 하는 걸 테고요.

작다란 개다리 소반 앞에 모인 다섯 식구. 엄마, 동생, 거북이, 그리고 강아지 두 마리. 거북이는 후다닥 삼키고는 도로 뛰어나가 친구 녀석들과 놀 생각에 제대로 앉지도 못한 채 숟가락을 듭니다. 그런데, 한 술 두 술 뜨다보면 입 안 가득 엄마의 마음이 퍼지고, 거북이는 어느새 골목길 친구들은 잊은 채 철썩 주저 앉아 엄마의 정성 가득한 밥과 찬에 푹 빠져듭니다.

보잘 것 없는 보리밥에 김치와 나물, 된장국이 전부인 상차림이지만 어머니의 자식사랑 담뿍 담긴 밥상. 우리네 삶에 이런저런 질곡이 찾아와도 버텨내며 이러구러 한 세상 살아갈 수 있는 힘입니다.


마음을 담은 상차림
책표지 : Daum 책
마음을 담은 상차림

김소연 | 그림 김동성 | 사계절
(발행 : 2017/01/18)

2017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누구나 태어나고, 자라서 어른이 되고, 제 짝을 만나 가족을 일구고, 늙거나 병들어 죽으며 한 세상을 마감하는 삶. 그 순서와 시기,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저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겠지만 누구에게나 똑같이 주어지는 삶의 순간입니다. 그리고 우리에겐 삶의 중요한 변곡점을 맞이하는 이를 격려하기 위해 정성 가득 담아 한 상 차려내어주는 훈훈한 풍습이 있습니다.

“마음을 담은 상차림”은 바로 이런 정성스런 상차림들을 ‘거북이’란 이름을 가진 한 사람의 삶을 통해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귀한 손자의 무병장수를 바라는 할머니의 바램이 담긴 이름을 받고 태어난 ‘거북이’. 거북이가 태어날 기미가 보이자 할머니는 삼신상을 차리고 아기가 무사히 태어나길 빕니다. 태어난지 백 일째 되는 날엔 백일상, 태어나서 처음 맞는 생일엔 돌상, 무럭무럭 자라서 열심히 공부해 책 한 권을 떼면 책거리 상, 혼례상, 예순한 살에 받는 회갑 상, 그리고 사는 날까지 살아내고 죽음을 맞이한 이의 마지막 길을 배웅하는 사잣밥제사상에 이르기까지 조상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네 상차림들을 예쁘고 멋스럽게 차려냈습니다.

이렇듯 한 사람이 일평생 동안 받는 상은 다양합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세상의 변화에 따라 상차림도 모양을 조금씩 달리하고요. 하지만 잊지 마세요. 어느 시대나 사랑하고 아끼는 이를 위해 정성을 다하는 마음만은 변치 않고 이어져 왔습니다. 이 책을 펼쳐 든 여러분은 어떤 상을 받았나요? 누구든 단 한 번 사는 삶, 그 어렵고도 기나긴 여정 속에서 받게 되는 상차림은 축하와 격려가 가득한 사랑입니다.

“마음을 담은 상차림” 중에서 발췌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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