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을 잃어버린 아이

그림책 “집을 잃어버린 아이”의 한 장면입니다. 화마에 휩싸인 고향을 떠나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도는 아이 카를린. 하지만 이 아이를 흔쾌히 받아주는 곳은 그 어디에도 없습니다. 그렇다고 그들의 냉대를 무조건 욕할 수만은 없습니다. 자기 앞가림만으로도 버거운 삶은 주변을 돌아볼만한 여유를 허락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몇 년 전 전 세계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아일란 쿠르디, 갈 곳 없이 떠돌다 죽음을 맞이한 세살배기 어린 아이. 해변에서 발견된 그 모습은 아이의 불행이 우리 모두의 잘못이었음을 부인하는 이가 단 한 사람도 없을만큼 모든 이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했었죠. 그리고 유럽 등 이웃 나라들의 난민 정책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구요. 국내 언론들 역시 한 마디씩 거들곤 했었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정의한 ‘난민’의 뜻은 이러하더군요.

난민

1. 전쟁이나 재난 따위를 당하여 곤경에 빠진 백성
2. 가난하여 생활이 어려운 사람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세월호의 아이들, 그리고 그 유가족들 역시 난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일란 쿠르디에게 한 없는 동정을 표하던 국내의 한 언론은 정작 우리 아이들, 우리 이웃들에게만은 냉정하기만 합니다. 지난 3년간 깊은 바닷 속에 잠긴 채 두려움 속에서 마지막 숨을 거둬야만 했던 이들이 이제 하나 둘 가족 품으로 돌아오기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야속한 그 언론은 이제 제발 그만 좀 하라며 ‘과거로 새 날을 더럽힐 순 없다’는 망발을 서슴없이 내뱉고 있습니다.(TV조선 윤정호 앵커칼럼 ‘세월호의 끝’(2017/05/12) 중에서)

문득 내 주변을 돌아보게 됩니다. 휘황찬란한 도심의 네온 한 복판에서 외로움에, 배고픔에, 각박한 삶에 힘겨워 하고 있는 이웃은 없는지.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어떤 이웃이었는지……


집을 잃어버린 아이
책표지 : Daum 책
집을 잃어버린 아이

(원제 : Karlinchen – Ein Kind auf der Flucht)
글/그림 안네게르트 푹스후버 | 옮김 전은경 | 푸른숲주니어
(발행 : 2017/03/27)

그림책 “집을 잃어버린 아이”는 난민 문제를 다루고 있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나눔과 공존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편견에 대해 일깨워주는 그림책이기도 하구요.

고향을 잃은 카를린은 수많은 마을, 수없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지만 어디에서도 누구에게도 환영 받지 못합니다. 세상의 편견에 가로막힌 채 그 어느 곳에서도 받아들여지지 못하는 카를린의 운명은 과연 어떻게 될까요? 우리 아이들에게 난민 문제를 이해하기 쉽게 소개하는 그림책, 나눔과 공존의 삶에 대해 생각해보게끔 해주는 그림책 “집을 잃어버린 아이”입니다.


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