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고단한 하루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발걸음. 몸은 지칠대로 지쳐 무거운데 마음은 가볍기만 합니다. ‘엄마!’하고 들어서면 반겨줄 엄마가 있으니까요. 하루종일 내 생각만 하고, 오로지 나를 위해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하얀 밥과 보글보글 구수하게 끓여낸 된장찌개와 내가 좋아하는 반찬들 차려 놓고 나를 기다리는 엄마가 있으니까요.

‘엄마!’하는 소리에 얼굴 가득 웃음꽃 피우며 엄마가 반기는 현관문 뒤의 나는 과연 누구일까요? 수련회에서 교관들한테 있는 구박 없는 구박 죄다 받고 울상이 된 초등학생일까요? 야자 끝나고 졸린 눈 부벼가며 돌아온 고등학생일까요? 배낭여행을 마치고 반년만에 돌아온 대학생일까요? 이 눈치 저 눈치 하루종일 가시방석 위에 앉아 있다 돌아온 신입사원일까요?

네가 좋아했던 까꿍놀이 기억나니?
안 보이던 엄마가 까꿍 나타나면
너는 좋아서 까르르 웃었잖아.
나도 좋아서 까르르 웃었고.

그때부터 우리는 조금씩
알아 가고 있었던 거야.
잠깐 서로 못 본다 하더라도
아무 일 없이
꼭 다시 만난다는 걸.

사랑하는 아이야,
세상을 훨훨 날아다니렴.
날다가 힘들어 쉬고 싶을 때
언제든 돌아오렴.

엄마가 꼭 안아 줄게.

이제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 아주 오래 전 어릴 적 어느 날 엄마와의 까꿍놀이. 하지만 이것 하나만은 늘 기억합니다. 수많은 시간들이 차곡차곡 쌓이며 내 삶이 자라고 성장하는 중에 나의 무의식 속에서 언제나 나를 응원해주고 힘이 되어주었던 것은 바로 엄마의 사랑이었음을. 세상을 돌고돌다 힘들 때 언제든 돌아가 쉴 수 있는 나만의 안식처가 있음을.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윤여림 | 그림 안녕달 | 스콜라
(발행 : 2017/07/20)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는 엄마가 깊은 사랑을 담아 아이에게 보내는 편지입니다. 이제 곧 태어날 아이를 기다리는 마음, 아이를 키우며 느끼는 사랑, 어느새 훌쩍 자라 엄마 곁을 떠나 세상에 뛰어드는 자식을 지켜보며 느끼는 걱정과 기대가 엇갈리는 마음을 담은 엄마의 응원이자 위로입니다.

“수박 수영장”, “할머니의 여름휴가”, “왜냐면…”에서 기발한 상상력과 재미난 그림으로 아이들 뿐만 아니라 엄마 아빠들의 마음을 쏙 빼앗았던 작가 안녕달의 다정스러운 그림이 차분한 윤여림 작가의 글을 더욱 포근하게 만들어주는 그림책 “우리는 언제나 다시 만나”, 이 가을 아이가 그리운 엄마에게, 엄마가 그리운 우리 모두에게 권합니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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