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어 보이는 백곰

맛있어 보이는 백곰

된장국

몸과 마음을 따끈따끈하게 덥혀주는 된장국.
너희 집은 된장국에 어떤 재료를 넣어?
나는 버섯이랑 두부가 좋더라.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뜨끈뜨끈한 된장국 속에 들어가 느긋하게 앉아있는 백곰, 뜨끈한 된장국물에 후끈하게 몸을 지지고 국물 한 번 쭈욱 들이키면 찌푸둥했던 몸이 좀 개운해지려나요? 된장국에 들어앉은 곰의 표정이 사우나에 간 아빠 표정 같아 웃음이 납니다. ^^

된장국은 주재료인 된장 외에 곁들여 들어간 재료에 따라 맛이 미묘하게 달라지죠. 멸치와 다시마를 우려낸 육수에 집 된장 풀어서 보글보글 끓이다 근대 넣고 마늘 넣고 청양고추 넣고 칼칼하게 끓여낸 근대 된장국은 감기가 올랑 말랑 수선스러운 날에 먹으면 감기 따위 냉큼 쫓아버릴 수 있어요. 봄기운 잔뜩 머금은 쑥을 넣은 된장국은 얼마나 향긋한지요. 국 한 사발, 봄 한 그릇입니다. 시금치 넣고 부드럽게 끓인 된장국, 배춧잎을 쑹덩쑹덩 썰어 넣어 슴슴하게 끓인 된장국. 냉이, 달래, 봄동, 시래기 등등 각자 취향 따라 형편 따라 이것저것 넣고 보글보글 정성스럽게 끓인 된장국 한 입 맛보는 순간 저절로 ‘하~’하는 감탄사가 쏟아집니다.

제철에 나는 각종 재료를 넣어 끓이는 된장국은 언제 어떻게 먹어도 좋아요.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된장국은 엄마가 끓여준 된장국이죠. 아욱, 쑥, 시금치, 봄동, 시래기, 버섯, 두부, 멸치, 새우, 바지락, 소고기 등의 재료를 넣었든 안 넣었든 엄마 손맛으로 끓인 된장국이야말로 우주 최강의 맛 아닐까요? 보글보글 끓는 소리며 구수한 냄새까지도 맛있는 엄마표 된장국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된장국입니다!


맛있어 보이는 백곰
책표지 : Daum 책
맛있어 보이는 백곰

글/그림 시바타 게이코 | 옮김 김언수 | 길벗스쿨
(발행 : 2018/03/02)

밥이 너~무 좋아서 아예 밥그릇에 들어앉은 백곰, 그림책 면지에는 다양한 자세로 밥그릇을 들고 있는 백곰을 만날 수 있어요. 빈 밥공기에 어서 빨리 맛있는 밥을 채워달라고 애교스럽게 조르는 것 같아요.

나는 맛있는 거 먹는 게 제일 좋아.
모두들 나를
‘먹보 백곰’이라고 부르지.

편식은 안 해.
무엇이든 맛있게 먹어치우거든.

맛있는 게 너무 좋아서 음식 속으로 직접 들어가는 상상을 하는 먹보 백곰의 맛있는 상상이 그림책 페이지마다 펼쳐집니다. 모든 음식에 등장하는 백곰은 하얀 밥 속에 얼굴만 내밀고 폭 파묻혀있기도 하고 세상 다 가진 표정으로 된장국 안에서 사우나를 즐기기도 해요. 튀김옷을 입고 포근하게 돌돌 말려있기도 하고 우동 속에 들어가 따끈한 유부 이불을 덮고 편안하게 잠들어 있기도 하죠. 넉넉하고 푸짐한 백곰의 모습은 먹는 걸 좋아하는 아빠 모습과 닮아있어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눈을 감은 건지 뜬 건지 알 수 없는 백곰, 음식 속에서 상상의 맛을 맘껏 즐기며 달콤한 꿈을 꾸는 걸까요? 백곰의 맛있는 상상을 따라가다 보면 왠지 배가 고파집니다. 꼬르륵~ 때맞춰 울리는 배꼽시계의 요란한 알람에 배가 고파진 백곰에게 엄마는 오늘도 다정한 목소리로 이렇게 백곰을 부릅니다.

밥 먹으렴~

오늘 저녁 엄마는 백곰 얼굴처럼 만든 밥 위에 엄마표 특제 카레라이스를 얹어주셨어요. 아, 맛있어 보이는 백곰(밥)! 그래서 그림책 제목이 “맛있어 보이는 백곰”이었나 보네요!

백곰 시리즈는 두 권으로 출간되었습니다. “맛있어 보이는 백곰”에서는 각종 밥, 된장국, 계란말이 등의 음식 속에, “달콤한 백곰”에서는 달콤한 간식 한가운데 백곰이 들어가 있어요. 백곰을 따라 맛있는 상상을 함께하다 보면 엄마 사랑으로 만든 음식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다는 진리에 도달하게 되는 그림책 “맛있어 보이는 백곰”, 절대로 싫증 나는 일이 없는 유일한 장소가 바로 식탁이라죠. 맛난 것들이 참 많아 살만한 세상입니다. ^^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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