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랑 오리

파랑 오리

‘엄마, 자요?
엄마가 가끔 화를 내고, 길을 잃어버리고
내가 누군지 잊어버릴 때도 있지만…….’

‘엄마는 나를 사랑한다는 거예요.
그리고 나는 엄마를 사랑해요.’

악어 위에 편안한 모습으로 엎드려 잠든 작은 오리, 작은 오리를 품고 편안한 모습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는 커다란 악어, 어느 한 군데 공통점을 찾을 수도 없고 어울리지도 않는 두 존재가 함께 있는 파란 호수에 세상 모든 평화와 평온이 깃들어 있습니다.

파랑 오리와 아기 악어가 처음 만난 곳은 파란 호수였어요. 그곳에서 홀로 울고 있는 아기 악어를 파랑 오리는 따뜻하게 안아주었죠. 아무리 기다려도 엄마 악어가 보이지 않자 파랑 오리는 아기 악어를 돌보기로 했어요. 처음 만났던 파란 연못에서 아기 악어를 배 위에 올려놓고 낮잠을 청할 때면 파랑 오리는 늘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그마했던 아기 악어가 커다랗게 자라는 동안 파랑 오리는 점점 늙고 쇠약해져 갔어요. 기억들이 조금씩 도망가기 시작했고 그토록 사랑했던 악어를 기억하지 못할 때도 있었죠. 아기처럼 징징대고 보채는 일도 잦아졌어요. 그렇게 둘은 완전히 정반대가 되었어요. 아기가 되어버린 엄마를 꼭 안으며 악어는 나직하게 속삭입니다.

나는 엄마의 아기였지만,
이제 엄마가 나의 아기예요.
내가 지켜 줄게요.

파랑 오리와 악어의 인연이 시작된 그곳, 바로 그 호숫가에서 누구보다 다정한 모습으로 커다란 악어가 작은 오리를 꼬옥 안고 있어요. 파란 물로 찰랑이는 호수처럼 마음 가득 사랑을 담아……


파랑 오리
책표지 : Daum 책
파랑 오리

글/그림 릴리아 | 킨더랜드
(발행 : 2018/01/02)

홀로 남겨진 어린 악어를 사랑과 정성으로 키우는 오리, 나이 들어가면서 기억을 잃고 자신의 존재마저 잊어가는 늙은 오리를 다정하게 지켜주는 커다란 악어, “파랑 오리”는 서로 다른 존재가 만나 사랑으로 서로를 지켜가는 과정을 가슴 찡하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엄마, 이곳 기억해요?
엄마랑 나랑
처음 만났던 바로 그 파란 연못…….

파랑 오리

아기 악어를 배 위에 올려놓고 낮잠을 청할 때면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엄마라고 생각했었던 파랑 오리. 세월이 흘러 엄마 오리를 자신의 배 위에 올려놓고 낮잠을 청할 때면 악어는 엄마의 그런 사랑을 다시금 떠올려 보곤 합니다.

가족이 된 오리와 악어, 둘 사이를 이어주는 사랑의 색깔은 ‘파란색’입니다.

파란 호숫가에서 혼자 울고 있던 어린 악어를 발견한 것은 파랑 오리였어요. 파랑 오리가 좋아하는 곳도 악어가 좋아하는 곳도 언제나 파란 물로 찰랑이는 파란 호수입니다. 파랑 오리가 어린 악어에게 헤엄치는 법을 알려준 곳도 파란 호수이고 휴식을 취하며 작고 어린 악어를 배에 올려놓고 함께 낮잠을 즐겼던 장소도 파란 호수입니다. 쇠약해진 엄마 오리를 배 위에 올려놓고 오래전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소도 변함 없이 파란 호수죠. 파란 호수를 가득 채운 물은 둘의 가슴속에서 언제나 넘칠 듯 찰랑대는 평화롭고 편안한 사랑의 또 다른 모습처럼 느껴집니다.

넘치도록 사랑하고 믿어주는 마음, 그것이 가족을 연결하는 가장 아름답고 가장 강력한 힘 아닐까요? 가족의 의미와 사랑의 의미를 자꾸만 되새겨 보게 되는, 5월은 그런 계절인가 봅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4 Replies to “파랑 오리

  1. 선생님 좋은 책을 소개해 주셔서
    가온빛 잘 보고 있습니다.
    저는 계수나무 대표 직원입니다.^^
    파랑오리는 책이 나오기 전에 전시장에서 그림을 보고 너무 좋아서
    내고 싶었지만, 작가가 킨더랜드를 선택했더라고요.ㅠㅠ
    그때 파랑오리랑 같이 전시됐던 “몽당”을 계수나무에서 출간했어요.
    제주도 영재소년 전이수 엄마의 그림책이에요.
    저는 이 책의 주인공 빨강 연필이 세상 모든 엄마의 일생 같다고 느꼈고,
    독서 지도나 독서 치료를 하는 선생님들은 상실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시키는 책이라고 보시더라고요.
    선생님께서 “몽당”도 눈여겨 봐 주시기를 간청드립니다.

  2. 몽당을 읽고싶네요.
    파랑오리 그라폴리오연재작가라 너우좋아하는데
    선생님은 이렇게 소개를 해주시는군요.
    늘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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