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이 부서져 버린 날

오색빛깔 찬란하게 빛나는 무지개를 보고도 시무룩한 칼벤, 칼벤의 마음에는 여전히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오늘 칼벤의 마음이 완전히 부서져버렸거든요. 친구들이 칼벤을 놀이에 끼워주지 않은 데다 그들이 던진 공에 맞아 칼벤의 아이스크림이 땅에 떨어져 버렸어요. 땅에 떨어진 아이스크림처럼 칼벤의 마음은 그만 산산조각 나고 말았죠.

그렇다고 칼벤은 울고만 있지는 않았어요. 부서진 마음을 고쳐 보려고 물고기에게 다가가 말을 걸어보기도 하고 침대에 가만히 누워 이런저런 생각도 해보았어요. 새끼 고양이처럼 따뜻하고 부드러운 우유를 마셔보기도 했지만 한 번 부서진 마음을 되돌리는 일은 쉽지 않아요. 마음이 부서진 채 이대로 어른이 될까 봐 걱정하던 칼벤에게 갈매기가 날아와 소라 껍데기를 슬쩍 놓고 갑니다. 쿵쿵 칼벤의 마음이 뛰기 시작했어요. 소라 껍데기를 집어 가만히 귀에 대어 보았죠.

“생각해 봐.
널 가장 행복하게 하는 게 무엇인지.”

마음의 소리에 집중하던 칼벤의 얼굴에 살포시 미소가 번져갑니다. ‘미소를 선물하는 것!’, 부서진 마음을 고쳐주는 약은 따사로운 미소라는 것을 스스로 알게 된 칼벤이 환하게 웃습니다. 보라색 제비꽃을 들고 뛰어 나가는 칼벤의 마음은 이제 부서져 있지 않아요. 전보다 더 커다래지고 단단해진 마음을 갖게 된 칼벤은 세상을 향해 큰 소리로 웃어 보았어요.

누구에게나 우울한 날은 있습니다. 그럴 땐 칼벤처럼 우울함을 물리치기 위해 이리저리 궁리해 보세요. 자신에게 집중하고 마음 밑바닥에 자리 잡고 있는 감정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세요. 어린 칼벤이 스스로 찾아낸 처방전은 ‘누군가에게 미소를 선물하는 것’이었죠. 분명 나에게도 우울함과 슬픔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나만의 처방전이 존재할 거예요. 내 삶을 더 깊이 있게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는 처방전이!


내 마음이 부서져 버린 날
책표지 : Daum 책
내 마음이 부서져 버린 날

(원제 : Eyvah Kalbim Kirildi)
글/그림 엘리프 예메니지 | 옮김 이난아 | 찰리북
(발행 : 2018/05/18)

마음은 철문처럼 단단하고 강하기도 하지만 때론 유리처럼 여리고 투명해서 아무것도 아닌 일에 쉽게 부서져 버릴 수도 있어요. 내가 특별히 못나서도 아니고 내가 유독 유약해서도 아니에요. 누군가 툭 하고 던진 한 마디에, 혹은 잊었다고 생각했던 오래된 기억이 떠올라 상처받고 아플 때도 있죠. 누구나 그럴 수 있어요. 그런 날도 있어요.

“내 마음이 부서져 버린 날”은 부서진 마음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나선 칼벤이 점차 자신의 마음에 집중하며 스스로 극복해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낸 그림책입니다. ‘탁’하고 날아온 공에 ‘쨍’하고 부서진 마음, ‘똑똑’ 마음에 떨어지는 빗방울, 갈매기의 선물에 ‘쿵쿵’ 뛰기 시작하는 칼벤의 마음, 짧고 강한 의성어를 사용해 칼벤의 마음이 어떻게 변해가는지 효과적으로 보여주고 있어요. 오밀조밀 아름다운 그림들이 여리고 섬세한 칼벤의 마음이 어떻게 변화되어 가는지를 아주 잘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함께 읽어 보세요 : 비구름이 찾아온 날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2 Replies to “내 마음이 부서져 버린 날

  1. 그림을 보면서 영화 인사이드 아웃의 슬픔이가 떠올랐어요.
    읽고 싶은 책이네요. 늘 소개해주시는 그림책이 저를 위로하기도 하고 때론 성장하게 해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1. 저희도 이 책 보면서 기쁨이 슬픔이 버럭이 까칠이 소심이들을 떠올렸더랬습니다. ^^
      고들희 님, 무더위에 어찌 보내시나요~
      더운 여름날 건강하게 버티시길! ^^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