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옆의 아빠

내 옆의 아빠

아빠는 항상 나를 위해 자리를 만들어 줘요.

커다란 침대조차 모자라 보이는 큰 덩치의 아빠가 잔뜩 웅크린 채 침대 끝에 간신히 매달려 있습니다. 아빠의 팔 한쪽보다도 작아보이는 조그만 딸아이는 침대를 다 차지하고 있구요. 그런데도 그 넓은 빈자리 다 놔두고 아빠 등에 찰싹 붙어 있는 딸아이, 두 부녀의 모습이 한없이 포근하고 다정합니다.

나는 아빠 품이 정말 좋아요.
아빠와 함께라면 어디든 편안한 곳이 돼요.
아빠가 옆에 있으면 침대 밑 괴물들도 꼼짝 못 해요.
아빠랑 함께 있으면 무엇을 하든 다 좋아요.
아빠가 내 옆에 있으면 나는 별까지도 닿을 수 있어요.

스물네 장의 다정한 아빠와 딸의 그림으로 만들어진 그림책 “내 옆의 아빠”. 딸아이에게 아빠는 언제나 든든하고, 편안하고, 모르는 게 하나도 없고, 자신이 원하는 거라면 뭐든 척척 다 들어주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아빠와 함께 있으면 언제나 행복하고, 아빠가 옆에 있으면 뭐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은 자신감이 팍팍 생기죠.

아빠도 마찬가지라는 걸 딸아이는 알까요? 아빠도 딸 옆에서 함께 성장합니다. 누군가의 아들, 누군가의 남편에서 누군가의 아버지로. 아빠도 딸 옆에서 위로받습니다. 힘든 하루를 뒤로하고 밤늦게 귀가해서 잠든 딸아이 따끈한 볼에 자신의 뺨을 부비면서 말이죠. 아빠도 딸과 함께라면 용기가 팍팍 난답니다. 저 하늘에 달도 별도 죄다 따다 줄 수 있을 것 처럼요.

문득 딸아이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추운 겨울밤 얼큰하게 취한 채 현관에 들어선 아빠 뺨을 따뜻하게 감싸주던 딸아이. 밤늦게 퇴근한 아빠 붙잡고 키키 인형 사러 가자고 졸라 대길래 ‘내일 사러 가자’ 했더니 다음 날 새벽 곤히 잠든 아빠 흔들어 깨우곤 ‘아빠, 지금 내일이지? 키키 인형 사러 가자, 응!’ 하던 게 바로 엊그제 일 같은데 어느 새 성인이 되어 세상에 나갈 채비를 하고 있네요. 좋은 술친구 하나 더 생길 듯 합니다. ^^

요즘 뉴스를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이 모두 힘들어하는구나, 세상이 모두 외로운가보다, 우리 모두 위로가 필요한 건 아닐까……. 팍팍한 세상을 왠지 촉촉하면서도 포근하게 적셔줄 것만 같은 그림책 “내 옆의 아빠”, 힘들고 지쳐 위로와 응원이 필요한 나의 이웃들에게 권합니다.


내 옆의 아빠
책표지 : Daum 책
내 옆의 아빠

(원제 : Dad By My Side)
글/그림 수쉬 | 옮김 위문숙 | 주니어김영사

(발행 : 2018/06/27)

딸이 원하는 거라면 무엇이든 다 해줄 것만 같은 커다랑 덩치의 아빠, 그런 아빠 곁에 찰싹 달라붙은 조그마한 딸아이. 누구나 공감할만한 그림 한 장은 인스타그램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결국은 오늘 소개한 “내 옆의 아빠”라는 그림책으로 만들어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빠와 딸의 다정한 모습을 더 보고싶다면 수쉬 작가의 홈페이지인스타그램을 방문해 보세요.

구글링을 해보니 허핑턴포스트에서 수쉬 작가와 인터뷰한 내용(2016/04/11)이 있더군요. 그녀의 어린 시절 아빠와의 관계는 그림처럼 다정하지는 못했고, 홈스쿨링으로 키우고 있는 아들(현재 11살)과의 생활에서 그림에 대한 힌트를 많이 얻고 있다고 합니다. 아들과의 일상에서 떠오른 영감에 아빠의 사랑을 갈망했던 어린 시절의 애틋함이 묻어나면서 오늘 우리가 본 포근하면서도 짠한 그림 한 장이 나오게 되었나봅니다.


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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