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카멜레온의 커다란 질문

막 알을 깨고 나온 꼬마 카멜레온이 엄마에게 물었어요.

“엄마, 나는 누구예요?”

엄마는 꼬마 카멜레온을 데리고 세상 밖으로 나갑니다. 아무런 경험이 없는 꼬마 카멜레온에게 세상을 보여주고 경험할 수 있게 해주려는 엄마의 세심한 배려겠죠. 이 세상 모든 것이, 그 중에서도 자기 자신이 제일 궁금한 꼬마 카멜레온은 다른 동물들을 만날 때마다 그 동물과 비슷하게 변신을 하며 엄마에게 묻습니다. 자신이 얼룩말인지, 아니면 악어인지, 기린인지, 치타인지…

꼬마 카멜레온의 변신이 페이지마다 이어집니다. 얼룩말을 닮은 줄무늬를 가졌지만 카멜레온의 본래 모습은 변하지 못하죠. 울퉁불퉁한 악어처럼 변신했지만 카멜레온은 카멜레온일 뿐 악어와는 완전히 달라요. 까만 점무늬를 가졌지만 치타는 치타이고 카멜레온은 카멜레온일 뿐이에요. 꼬마 카멜레온 곁에서 엄마는 차분하게 말해줍니다. 너는 빠르게 잘 달리지만 얼룩말은 아니라고, 낮잠 자는 걸 좋아하지만 악어는 아니라고 말이죠.

엄마와 꼬마 카멜레온의 긴 대화가 이어지지만 카멜레온은 좀처럼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어요. 만나는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을 자신도 가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나는 누구예요?’ 꼬마 카멜레온이 알쏭달쏭 이 어려운 질문을 엄마 아빠에게 했을 때 엄마 아빠는 온화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해줍니다.

“너는 엄마 아빠가 사랑하는 카멜레온이지.
세상에 너랑 똑같은 이는 그 누구도 없어.

너는 세상에 단 하나뿐이란다!
너는 바로 너야!”

꼬마 카멜레온은 여러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것이 카멜레온의 특징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어떤 모습으로 변신을 하더라도 세상에 나는 단 하나뿐이라는 사실을 깨달았을 거예요. 그런 나 자신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까지도 알게 되었을 것이고요.

비교불가, 대체불가! 나는 세상에 단 하나뿐인 바로 그런 존재랍니다.


꼬마 카멜레온의 커다란 질문

꼬마 카멜레온의 커다란 질문

(원제 : La Grande Question de Petit Caméléon)
카롤린 펠리시에 | 그림 마티아 프리망 | 옮김 정순 | 웅진주니어
(발행 : 2018/06/27) 

“꼬마 카멜레온의 커다란 질문”은 여백의 미를 살린 하얀 배경 위에 질문의 주인공인 꼬마 카멜레온과 동물만 등장시키고 엄마 카멜레온과 꼬마 카멜레온이 나누는 대화로 이야기를 진행합니다.

목소리로만 등장하던 엄마는 마지막 페이지에서만 모습을 드러내죠. 이렇게 생략된 배경 위에 비늘이나 털, 색상까지 디테일하게 살려 묘사한 그림은 그림책의 집중도를 높이는 효과를 가져옵니다. 또한 기린은 다리만 나오도록 코끼리는 코만 보이도록 그려 해당 동물과 꼬마 카멜레온과의 크기 차이까지 고려해 묘사한 점도 돋보입니다.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질문을 따라가며 엄마 카멜레온과 꼬마 카멜레온이 나누는 대화를 통해 그 동물이 가진 특징이 무엇인지도 자연스럽게 알 수 있습니다.

모습이 비슷하다고 해서, 성격이 비슷하다고 해서, 같은 종족이라고 해서 다 똑같은 존재가 아닌 나는 나 자체로, 너는 너 자체로 소중하다는 것을 알려주는 “꼬마 카멜레온의 커다란 질문”, 질감을 잘 살려 디테일하게 그려낸 동물들의 모습과 꼬마 카멜레온의 근사한 변신이 단번에 마음을 사로잡는 그림책입니다.


※ 함께 읽어 보세요 :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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