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오르는 길

산꼭대기에는 뭐가 있어요?
세상!

볼레로 할머니와 룰루는 오늘 처음 만난 사이입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산에 오르는 볼레로 할머니를 따라 산에 올라가 보기로 결심한 룰루가 한참을 걷다 할머니에게 물은 말은 ‘산꼭대기에는 뭐가 있어요?’였어요. 그런데 할머니의 대답이 재미있습니다. 시원한 바람과 푸른 하늘, 탁 트인 전망이 아닌 ‘세상’이라는 말, 처음 산에 오르는 룰루는 이 말 뜻을 이해할 수 있을까요?

끊임없이 이어지는 작은 오솔길, 수많은 갈림길과 크고 작은 언덕을 따라 쉴새 없이 오르 내리다 문득 돌아보면 어느새 이만큼이나 왔음을 알게 됩니다. 어딘가에서 불어오는 소슬 바람, 바쁘게 사느라 미처 돌아보지 못했던 작은 풀꽃들, 풀벌레들, 눈앞에 펼쳐지는 소소한 풍경들이 삶이 내게 주는 선물임을 새삼 깨닫고 그것들의 소중함에 감사한 마음을 품게 되는 것, 한 발 한 발 힘들여 오르는 동안 스스로를 돌아보며 사색의 시간을 갖고 자신을 성찰해 보는 것 이런 모든 것들이 산을 오르는 묘미이자 즐거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산꼭대기에 있는 것은 세상이라는 말을 새겨보니 한동안 이런저런 이유로 오르지 않았던 산에 올라 가을산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고 싶어집니다.


산으로 오르는 길

산으로 오르는 길

(원제 : Le chemin de la montagne)
글/그림 마리안느 뒤비크 | 옮김 임나무 | 고래뱃속

(발행 : 2018/04/30)

마침내 산꼭대기에 이르렀을 때 룰루는 할머니와 나란히 앉아 세상을 조용히 내려다 보았어요. 말 없이…….

룰루는 어떤 말을 해야 좋을지 몰랐어요.
세상의 꼭대기에 앉아 있으니까요.

산은 우리에게 겸손을 알려줍니다. 한 발 한 발 힘들여 오르는 동안 사색의 시간을 갖게 하고 성찰의 기회를 주죠.

블레로 할머니와 룰루는 산길을 걸으며 함께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이야기 나눕니다. 블레로 할머니는 룰루가 산을 즐겁고 다양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룰루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산을 오릅니다. 룰루는 그렇게 조금씩 산을 알아가고, 산을 오르는 법을 터득합니다. 시간이 흘러, 블레로 할머니의 발걸음이 룰루보다 느려졌을 때, 할머니가 그랬듯 룰루의 발걸음도 할머니의 속도에 맞춰 조금씩 느려집니다. 그리고 새롭게 발견한 산의 비밀들을 할머니와 나누며 산꼭대기까지 함께 올라갑니다.

함께 산을 오르는 일처럼 소소한 일상을 함께 하며, 우리는 서로의 생각을 자연스럽게 나눌 수 있습니다. 특별하고 거창한 노력이 아니라, 편안하게 삶을 공유하며 진솔한 마음을 나누는 것이 소통이라고, “산으로 오르는 길”은 담담하게 이야기합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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