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세상의 북쪽 끝에 사는 곰은 여름을 보내러 온 철새와 친구가 됩니다. 서로의 삶을 바라보고 서로의 마음을 나누며 서로에게 둘도 없이 소중한 존재가 되어버린 두 친구. 시간이 흐를수록 둘 사이의 마음은 깊어가지만 계절 또한 겨울을 향해 흘러가며 이별의 순간이 가까워집니다. 그리고 가을의 끝자락 어느 날 새는 자신의 고향인 세상의 남쪽 끝으로 떠나갑니다.

혼자 남은 곰 역시 겨울잠을 자려면 슬슬 준비를 시작해야 하지만 이번 겨울은 쉽게 잠들지 못할 것만 같은 예감이 듭니다. 그렇게 며칠을 전전긍긍하던 곰은 마침내 결심을 하죠. 겨울잠을 자지 않고 단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세상의 남쪽 끝으로 새를 만나러 가기로.

그렇게 세상 끝을 향한 곰의 여행은 시작되었고, 곰은 날마다 새에게 편지를 씁니다.

난 너한테 날마다 편지를 쓰기로 했어.
그러면 꼭 네가 곁에 있는 것 같으니까.
바람이 내 편지를 날라다 줄 거야.

……

오늘 난 큰 결심을 했어.
세상 끝에 있는 너를 찾아가기로 말이야.

……

나의 새야,
널 다시 만날 생각을 하면 너무나 행복하면서도
사실은 아주 조금 겁이 난다는 것도 말해야겠지?

……

조금만 기다려, 나의 새야.
내가 곧 갈게.

……

나의 새야, 너에게 점점 다가가고 있어.
너한테 점점 다가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정말 기뻐.
그러면 힘든 것도 잊고 용기가 생겨.

자신의 그리움을 담아 길에서 만난 새로운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들과 함께 정성껏 쓴 편지를 바람에 띄워 보내며 한 발 한 발 새를 향해 나아가는 곰. 그런데, 세상 끝에 도착해보니 그토록 그리워 했던 새가 없습니다. 새 역시 고향에 돌아온 뒤로 북쪽에 남겨둔 곰이 그리웠습니다. 결국 새도 곰을 만나기 위해 세상 끝 북쪽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겁니다.

나의 새에게,

어제 새들과 함께 섬을 떠났어.
내가 두 발로 걸어간 사막과 숲과 바다 위를 날아서 지나갔지.
하늘로 날아가니 이렇게 빠르구나!
우리는 구름 위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도 했어.
이런 모험을 해 보다니 정말 신나.
새들 덕분에 너에게 점점 더 가까이 가고 있어.
나도 이젠 바다에서 불어오는 짭짤한 바람 맛을 알겠어.
너도 얼어붙은 호수 위에서 썰매를 타 봐야 해.
얼마나 즐거운지 그 재미를 맛봐야 해.
이제 우린 겨울에 대해서도 함께 얘기를 나눌 수 있겠구나.

널 사랑해, 나의 새야.

너의 곰이

며칠간의 휴식을 취하고 곰은 새를 만나기 위해 자신의 고향을 향해 다시 출발합니다. 이번엔 새의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하늘길로 좀 더 편하고 빠르게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재회에 성공한 곰과 새 두 친구. 두 친구의 뜨거운 포옹.

곰과 새는 어떤 사이일까요? 소중한 친구? 다정한 연인? 친구면 어떻고 연인이면 또 어떻겠어요. 이렇게 절절하게 서로의 마음을 나눌 수 있다면 둘은 세상 그 누구보다도 행복할텐데요. 귓가에 속삭이는 것만 같은 다정다감한 편지와 길고 긴 여정에서 만나는 다양한 이웃들과의 따스한 소통과 나눔이 담긴 그림책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 새로운 만남을 설렘 가득한 마음으로 고대하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

(원제 : Les lettres de l’ourse)
글/그림 고티에 다비드, 마리 꼬드리 | 옮김 이경혜 | 모래알

(발행 : 2018/12/24)

2018 가온빛 추천 그림책 BEST 101 선정작

고티에 다비드와 마리 꼬드리 두 사람은 부부입니다. 국내에 소개된 두 권의 그림책 모두 부부가 함께 만든 걸 보면 언제나 둘이서 작업하는 건 아닐런지… 오늘 소개한 “세상 끝에 있는 너에게”의 곰과 새처럼 다정하게 말이죠. ^^

겨울잠을 포기하고 친구를 만나기 위해 단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세상 끝으로 떠나는 곰처럼, 추운 겨울을 견딜 수 없게끔 태어났지만 나보다 더 소중한 그를 위해 차가운 북쪽을 향해 날아오른 새처럼 여러분들도 자신만의 우정과 사랑을 만날 수 있기를, 여러분만의 작은 새를 찾아 떠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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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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