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수 없는 일은 또 일어나.
갑자기 커피가 좋아지는 일이.

가끔(?) 반주로 소주 한 잔 할 때면 아내와 딸아이가 그 쓴 걸 왜 마시냐고 핀잔을 줍니다. 그럴 때마다 “인생의 쓴 맛을 겪고나면 소주가 달다.”가 한결같은 제 답이죠.

그러게요. 늘 습관처럼 내뱉었던 말인데… 어릴 적엔 틀림 없이 그 맛이 썼었는데… 언제부터 소주가 달아졌을까요? 난생 처음 사는 게 만만치 않다는 걸 깨달았을 때? 꿈꿔왔던 모든 게 이뤄지진 않는다는 걸, 이뤄진 꿈은 대부분 사소한 것들 뿐이라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삶이란 게 행복과 불행의 어느 한쪽이 아니라 그 사이 어디쯤에 놓여 있어서 쉽게 포기할 필요도 없지만 쉽사리 기뻐할 것도 아니란 걸 배웠을 때?

아직 커피보다는 달달한 것만 찾는 20대 초반의 딸아이도 어느 날 갑자기 커피가 좋아지려나요? 아빠가 마시는 소주만 보고도 낯을 치푸리던 녀석이 그 한 잔에 하루의 스트레스를 씻어버릴 날이 올까요? 엄마 아빠에겐 언제까지고 아기로만 보이지만 결국 언젠가 한 번쯤은 쓰디쓴 인생을 맛보는 순간이 찾아오겠죠. 그게 인생이고, 살아가는 맛이니까요.

0세부터 100세까지 100장의 그림에 우리 인생의 하루하루를 담아낸 그림책 “100 인생 그림책”, 여러분들의 인생은 지금 어디쯤인가요? 제 나이 페이지를 열어보니 이런 말이 적혀 있습니다.

인생에는 두 가지 큰 힘이 있어.
누군가 너를 끌어주고 있니? 누군가 너를 밀어주고 있니?

딸아이의 페이지에는 이런 글이 써 있구요.

어딘가로 나아가고 싶다면
아무리 작은 발걸음이라도 깊이 생각해보고 떼어야 해.

저마다 살아온 결이 다르고 삶의 질곡의 높낮이도 다르겠지만 이 책을 보며 서로 공감하고 고개 끄덕일 수 있는 건 우리네 인생이란 게 다 그만그만 하다는 뜻이겠죠. 꿈과 희망을 놓지 않고 하루하루 성실하게 살아가는 우리 평범한 이웃들의 삶. 작은 웃음을 함께하면 세상을 밝힐 수 있는 환한 빛이 되고, 깊은 절망조차 배려와 연대의 손을 맞잡으면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음을 잊지 말고 살아가길… 또 그 안에서 나만이 꿈꾸는 삶을 온전히 살아갈 수 있길… 바라고 꿈꾸는 그림책 “100 인생 그림책”입니다.


100 인생 그림책

100 인생 그림책

(원제 : Hundert – Was Du Im Leben Lernen Wirst)
하이케 팔러 | 그림 발레리오 비달리 | 옮김 김서정 | 사계절
(발행 : 2019/2/22)

작가 하이케 팔러가 조카가 태어나고 자라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어 쓴 어른들을 위한 그림책 “100 인생 그림책”, 갓 태어난 아기가 난생 처음 웃은 날부터 삶의 끝자락에 이르기까지를 시간 순서에 따라 100여 장의 그림과 짤막짤막한 글로 담아냈습니다.

우리 마음 속에 스며든 삶의 순간들을 모아둔 그림책, 살아온 하루하루가 내 삶의 빛나는 한 때였음을 되새겨주는 그림책 “100 인생 그림책”, 이제 막 새출발을 하는 자녀에게, 새로이 가정을 꾸린 신혼부부에게, 첫 아이의 출산을 기다리고 있는 예비 엄마 아빠에게, 은퇴를 앞둔 부모님께 선물하고 싶은 그림책입니다.


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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