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두더지

가끔 몰은 궁금했어요.
‘사람들이 내 음악을 들으면 뭐라고 할까?’

자신의 음악이 사람들 마음 깊은 곳에 닿아서
분노와 슬픔까지 녹여 버리는 상상도 했답니다.

낮에는 땅을 파고, 저녁에는 텔레비전을 보면서 저녁을 먹고 잠에 드는 평범한 일상의 반복. 평범하지만 늘 만족하고 행복하게 지내던 두더지 몰은 어느날 문득 허전함을 느꼈어요. 그러던 중 우연히 텔레비전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듣게 됩니다. 몰은 여지껏 들어보지 못한 아름다운 음악에 빠져듭니다.

몰은 다음 날 아침 바로 바이올린을 주문합니다. 바이올린을 받아들고 기뻐하는 몰의 모습이 아주 인상적이죠. 그날부터 몰은 하루 일과가 끝나고 나면 열심히 바이올린 연습에 열중합니다. 처음엔 듣기 힘든 소리뿐이었지만 꾸준히 연습한 덕분에 어느덧 텔레비전에서 보았던 그 사람보다 더 멋진 연주를 할 수 있게 됩니다.(어디까지나 몰 자신의 생각이겠지만요 ^^) 자신의 음악에 취해 몰은 종종 위의 그림과 같은 상상을 합니다. 몰이 연주하는 음악을 듣고 전쟁을 막 치르려던 적군끼리 얼싸안고 춤추고 평화롭게 한데 어울리는 모습… 자신의 음악이 사람들 마음 깊은 곳에 닿아서 분노와 슬픔까지 녹여 버리는 상상 말이죠.

자신의 연주로 사람들 마음 속의 분노와 슬픔을 녹여버릴 수 있을까 궁금해 하는 몰. 과연 몰의 바이올린 연주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요? 몰이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우연히 듣게 된 아름다운 연주에 반해서 바이올린을 시작한 몰의 연주에는 어떤 꾸밈도 허세도 없이 음악을 사랑하는 순수하고 진실한 마음만이 가득합니다. 그런 그의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작은 변화를 일으키기에 충분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사람들 마음 속에서 일어난 작은 변화가 모여서 세상을 바꿀 수도 있지 않을까요?

얼마 전 한 TV프로그램에서 리처드 용재 오닐이 작은 해변에서 만난 해녀 할머니를 위해 비올라를 꺼내 연주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연주한 곡은 ‘섬집 아기’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비올라라는 악기도 처음이지만 이런 악기를 연주하는 것을 직접 보는 것도 처음인 해녀 할머니, 가만히 연주 소리에 귀기울이던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가득 고이는 것을 보며 옆에 있던 다른 출연자들도 모두 눈물 짓는 모습에 보는 저까지 눈시울이 뜨끈해지더군요.

바로 이런 것이 음악의 힘 아닐까요? 사람마다 제 각각의 개성이 있고 저마다의 생각과 살아가는 방향이 모두 다르지만 이런 다양한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 주는 힘말입니다.


세상을 바꾼 두더지
책표지 : 문학동네
세상을 바꾼 두더지(원제 :  Mole Music)

글/그림 데이비드 맥페일, 옮긴이 이은석, 문학동네

“세상을 바꾼 두더지”는 짧지만 많은 것을 담고 있는 그림책입니다.

물론 어떤 의미를 찾기 이전에 우리 아이들이 깔깔거리며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몰이 바이올린 연습을 시작해서 능숙하게 연주하게 되기까지의 과정이 글자를 모르는 아이들도 그림만으로 어떤 상황인지 한눈에 알아보고 웃을 수 있을만큼 친근하고 재미있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 그림책을 보며 몰의 열정과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음악의 힘에 대해서도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됩니다. 그림을 통해 공감하는 아이들의 능력은 어른들의 상상을 넘어서니까요.

보고 있자면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림책들이 많지만 “세상을 바꾼 두더지”를 읽고 나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적은 비용으로 리프레쉬를 하고 싶다면, 힐링이 필요하다면 바로 이 책 “세상을 바꾼 두더지”를 읽어 보세요. ^^


비슷한 느낌의 그림책 이야기 : 아무도 듣지 않는 바이올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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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케스트라와 함께한 섬집아기 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