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달리기

열심히 달리는 수많은 사람들. 그리고 그 앞에 나타난 두텁고 높다란 벽. 지칠줄 모르고 달리던 사람들이 한 순간 주춤하는데… 빨간 줄무늬 바지를 입은 채 뒤에서 치고 나오는 작은 친구 하나가 외칩니다.

“달려!”

그리고 맨앞에서 벽을 타고 오르며 달리기 시작합니다. 잠시 망설이던 사람들도 다시 힘을 내어 달립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도저히 넘을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그 벽을 타고 오릅니다.

빨간 줄무늬 바지를 입은 친구는 사실 잘 달리지는 못합니다. 순탄한 평지에서는 앞장 서기는 커녕 언제나 후미 그룹에서 달려왔습니다. 하지만 난관에 부딪혀 선두 그룹이 머뭇거릴 때면 예외 없이 달려나와 앞장을 섭니다. 장애물을 무사히 통과하고 다시 평탄한 길이 시작되면 이 친구는 다시 뒤로 처지고 맙니다.

달리기

아찔한 벼랑 끝에서 모두들 주저하고 있을 때 망설임 없이 바다를 향해 뛰어들고, 커다란 장벽을 향해 돌진하고, 이 세상 전부라도 한 입에 삼킬 듯한 커다란 악어 입 속으로 거침없이 뛰어들었던 빨간 줄무늬 바지를 입은 친구 덕분에 모두가 무사히 결승선에 도착했습니다.

우리의 상식으로는 누가 가장 먼저 도착했을지, 빨간 줄무늬 바지를 입은 친구가 과연 1등으로 들어왔을지 궁금하지만 작가가 보여주는 결말은 전혀 다릅니다. 모두가 1등입니다. 2등 3등 구분 없이 결승선에 도착한 모두는 1등입니다. 가장 늦게 도착한 이를 끌어 올려주는 빨간 줄무늬 바지… 마지막 순간까지도 마음 짠하게 하는 그의 행동…

난 1등, 넌 2등… 이런게 아니라 우리 모두 함께 달려왔으니 우리 모두가 1등이라는 생각. 우리가 함께 살아가며 만들어가는 이 세상에서 너와 나, 그리고 우리는 더 잘날 것도 더 못날 것도 없이 서로 어깨 맞대고 살아가는 이웃일 뿐이라는 사실에 가슴이 뜁니다. 비록 지금 당장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이 그러하진 못하지만 우리 모두 그렇게 살 맛 나는 세상을 향해 함께 달리고 있는 것일 테니까요.


달리기

달리기

글/그림 나혜 | 이야기꽃
(발행 : 2019/06/21)

인생은 달리기와 같다고 말하는 그림책입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이 시대의 청년들을 위한 그림책이면서, 일본과의 경제전쟁을 막 시작한 그림책이고, 더 좋은 세상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는 지금의 대한민국 우리 모두를 위한 그림책이기도 합니다.

달리기 위해서는 강인한 체력이 기본입니다. 어떠한 장애물이 있더라도 과감히 뛰어넘을 용기도 필요합니다. 무엇보다도 끝까지 달리겠노라는 강한 집념과 불굴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물론, 이렇게만 생각한다면 달리기가 고통일 수도 있을 것 같지만 쉼 없이 달리다보면 어느 순간 달리는 것 그 자체가 즐거움이 될 겁니다. 그 시기야 사람마다 조금씩 다르겠지만 계속 달려 보자구요, 우리 인생이 즐겁고 행복해질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

이 인호

이 인호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 수다에 체력 고갈되어가는 아내를 18년째 묵묵히 지켜보고 있는 남편. 한때 아내가 쓴 딸아이 육아일기에 '396개월 남아'로 등장했었던 그 남아. 그림책 좋아하는 542개월 남아로 폭풍 성장 중 ^^ | 2015년 7월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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