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두 번째로 신기한 일

아기 곰은 엄마가 겨울잠 잘 때 태어나.
새끼 늑대는 아빠가 토해 낸 고기를 먹는대.
새끼 뱀장어는 태어나자마자 바다 여행을 해.
늑대거미는 알에서 깬 새끼 거미들을 등에 업고 다녀.
고슴도치도 새끼 때 엄마가 안아 줄까?
다행히 갓 태어난 새끼는 가시가 부드러워.
신기하지?
하지만 이 모든 건 세상에서 두 번째로 신기한 일이야.

세상에서 첫 번재로 신기한 일은 바로, 바로!
네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일이야!

세상 모든 엄마와 아빠들은 누구나 공감할 이야기죠? 작디 작은 손가락 발가락에서부터 앵~ 하고 힘겹게 내뱉은 첫 울음까지 신기하지 않은 건 단 하나도 없었던 아이와의 첫 만남… 세상 어느 엄마 아빠가 그 날 그 순간을 잊을까요?

이제 20대가 되어 엄마 아빠 관심에서 벗어나고파 하는 청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따금 곤히 잠든 딸아이의 모습을 조심스레 들여다보면 여전히 신기하기만 합니다. 마냥 아기인 줄만 알았던 녀석이 어느새 저렇게 커서 제 삶을 살아보겠다고 오늘 하루를 또 얼마나 치열하게 보냈을까 싶어서 말이죠.

아침 일찍 일어나 학교 갈 차비하느라 부산한 딸아이의 뒷모습에, 다녀올께요~ 하며 현관을 나서는 딸아이의 뒷모습에 아내와 저의 눈길이 덕지덕지 붙어 있습니다. 결혼 전 출근 준비하며 이리저리 오가는 제 동선을 따라다니던 어머니의 눈길과 그 마음을 내 자식 자라는 걸 보며 조금씩 조금씩 알아갑니다.

원하는 만큼 시험 점수가 안나오더라도, 이력서 제출한 곳에서 아무런 연락이 없더라도, 직장 상사 또는 거래처의 부당한 갑질을 받더라도, 어렵게 마음 열어준 누군가가 내 마음을 아프게 하더라도 기죽지 마세요. 너무 아파하고 힘들어하지 마세요.

나를 이 세상에서 첫 번째로 신기하게 생각하는 누군가가 있으니까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니까요.


세상에서 두 번째로 신기한 일

세상에서 두 번째로 신기한 일

이성실 | 그림 오정림 | 밝은미래
(발행 : 2019/08/16)

다양한 동물들의 신기한 탄생과 성장 과정들을 통해 이 세상에 어느 하나 소중하지 않은 생명이 없다고 말하는 그림책 “세상에서 두 번째로 신기한 일”, 우리를 둘러싼 자연과 생태계뿐만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을 보다 더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그림책입니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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