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단짝 친구

“이제야 지붕 새는 곳을 고칠 수 있겠다.”

망치를 든 부가 웃으며 말했어요.

“그럼, 나는 정원을 맡을께.”

버지도 웃으며 말했어요.

그리고 두 친구는 배꼽이 빠지도록 웃었어요.

버지는 세상에서 제일 예쁘게 꽃을 키우는 곰이고, 부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채소를 기르는 토끼예요. 버지와 부는 한집에서 사는 둘도 없는 단짝친구랍니다. 서로가 원하는게 뭔지 잘 알고 상대방이 말하기 전에 먼저 알아서 해 주는 아주 잘 통하는 친구 사이죠.

그러던 어느날 지붕에서 비가 새는걸 알고 토끼 부가 고치러 올라갑니다. 비가 새는 곳을 찾고는 아래에 있는 버지에게 공구를 좀 가져다 달라고 해요. 그런데, 버지는 엉뚱하게도 갈퀴, 괭이 등 정원에서 꽃을 가꾸는데 쓰는 공구들을 가져다 줘요. 엉뚱한 공구를 가져다 주는 실수가 반복되면서 그림책을 보는 사람은 으레 ‘토끼 부가 화를 내겠구나’ 하면서 과연 어떻게 갈등이 전개될까 하면서 다음 장을 넘기게 됩니다.

그런데, 부는 이렇게 말해요. “이제야 지붕 새는 곳을 고칠 수 있겠다” 그리고 두 친구는 배꼽이 빠지도록 웃죠. 배꼽이 빠지도록 웃는 버지와 부를 보면서 김이 확 빠지는 것마냥 싱겁기도 하지만 이내 저도 함께 픽.. 하고 웃게 됩니다. 그리곤 제 마음을 돌아보게 됩니다. 우리 아이들은 같은 장면에서 저처럼 갈등이 고조되고 터질거라는 상상을 하며 다음장을 넘기지는 않았을거예요 그쵸? 공구 몇번 잘못 건네줬다고 화내고 그러면 친구 아닌거잖아요… ^^

친한 친구일수록 너무 지나치게 내 편한대로 행동을 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우린 친구니까 이해해 줄거야’라고 믿는거겠죠. 하지만 나를 이해해 줄거라고 기대하고, 친구가 나를 배려 해줘야한다고 생각하기에 앞서 내가 먼저 친구를 이해하고 그를 위한 배려를 베푸는 것엔 인색하지 않았나 반성해보게 되는 그림책 “우리는 단짝 친구”였습니다.

데이비드 맥페일은 간결하고 편안한 방법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재주가 있는 그림책 작가인 것 같습니다. ^^


우리는 단짝 친구
책표지 : Daum 책
우리는 단짝 친구(원제 : Budgie and Boo)

글/그림 데이비드 맥페일, 옮긴이 박선주, 푸른날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