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그림책 “도서관”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주인공 엘리자베스 브라운이 자신의 이름을 딴 도서관에서 하루종일 책을 읽다가 친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장면입니다. 두 오랜 친구는 수다를 떨며 가는 것이 아니라 나란히 책을 보며 걷고 있습니다. 나무 아래 걸터 앉아 책을 읽는 마을 사람, 엘리자베스 브라운과 그녀의 친구를 조용히 따라 가는 고양이들… 모두들 한결같이 편안해 보입니다.

주인공 메리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일생을 책 읽기에 흠뻑 빠져서 살아갑니다. 어느날 문득 자신의 집을 돌아 보니 더 이상 책을 사서 둘 곳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자신의 전 재산(물론 수많은 ‘책’들이죠 ^^)을 마을에 헌납합니다. 그래서, 엘리자베스 브라운의 집은 마을 도서관이 되었고 그녀는 친구 집에 머물면서 매일 같이 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습니다.

“도서관”을 쓴 사라 스튜어트와 데이비드 스몰 부부가 이 그림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세가지 즐거움에 대해서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첫번째는 책 읽는 즐거움, 두번째는 채우는 즐거움, 세번째는 나누는 즐거움입니다.

엘리자베스 브라운이 책 읽는 데 정신이 팔려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보는 이들의 마음도 편안해집니다. 그녀에게는 책 이외에는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질 않습니다. 하루 하루 부대끼며 살아가는 우리가 보기에 아무런 욕심 없이 책 읽기에 푹 빠져 살아가는 그녀의 모습은 마냥 부럽기만 합니다. 그리고 어느새 책 한권을 골라 들고 ‘나도 한번 읽어볼까!’하며 책장을 펼쳐들게 됩니다.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시내까지 걸어다녔어요. 필요한 것은 단 하나. 감자칩도 필요 없고, 새 옷도 필요 없었어요. 곧장 책방으로 가서 말했어요.

“이 책 주세요”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책꽂이를 채우는 즐거움도 무척이나 즐긴 듯 합니다. 덩그러니 비어 있던 책꽂이에 한권 한권 책이 꽂히고 한칸 두칸 채워질때의 그 뿌듯함이란 느껴본 사람만이 알 수 있죠 ^^

채움의 궁극은 비움 아닐까요? 더 이상 책을 꽂아 둘 곳이 없음을 깨달은 엘리자베스 브라운은 ‘나눔’의 즐거움을 통해 책에 대한 애정을 한번 더 꽃피웁니다. 그동안 누려 왔던 책 읽는 즐거움, 책꽂이를 한권 한권 채우는 즐거움이 자기 자신만을 위한 즐거움이었다면 책으로 가득한 자신의 집과 전재산을 마을에 헌납한 것은 나의 이웃과 나누는 즐거움이라고 할 수 있겠죠. 단순히 물질적인 나눔이 아닌 자신의 삶 그 자체를 나눠 주는 것이기에 그녀의 나눔은 더더욱 뜻깊고 커다란 즐거움인 것 같습니다.

책 읽기에 푹 빠져 살았던 엘리자베스 브라운, 매일같이 자신의 이름이 붙은 도서관에 들러 하루 종일 책을 읽다가 친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는 그녀의 뒷모습은 한없이 편안해 보입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고,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가는 삶이 행복할 수 밖에 없음을 그녀의 뒷모습에서 배우게 됩니다.


도서관
책표지 : Daum 책
도서관(원제 : The Library)

글 사라 스튜어트, 그림 데이비드 스몰, 옮김 최순희, 시공주니어

글을 쓴 사라 스튜어트와 그림을 그린 데이비드 스몰은 부부입니다. 부부가 함께 그림책 작품을 많이 했는데 대표작으로는 칼데콧상을 수상한 “리디아의 정원”이 있습니다.

그림책 “도서관”은 모든 그림이 액자에 담겨 있습니다.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마치 메리 앨리자베스 브라운 기념관에서 그녀의 일생을 담은 사진전을 천천히 돌아 보는 느낌입니다. 책 읽는 즐거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그것을 하면서 살아가는 삶은 어떤지를 아주 편안한 스토리와 그림으로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Mr. 고릴라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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