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우우욱!
길고 긴 가래떡을 뽑는 마음은
네가 오래오래 탈 없이 건강하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썩둑썩둑
둥글게 떡을 써는 마음은
둥근 저 태양처럼 너의 새해가 빛나기를 바라는 마음.보글보글
새하얀 쌀떡 끓이는 마음은
너의 앞날이 밝고 깨끗하기를 바라는 마음.따끈한 떡국 듬뿍 담아내는 마음은
네가 넉넉한 마음으로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설날 아침,
떡국 한 그릇의 마음은
너의 복을 비는 정성과 기도가 담긴 마음.맛있게 먹으렴.
그리고 새해 복 듬뿍 받거라.
요즘은 참 쉽게 먹을 수 있는 떡국입니다. 인터넷으로 떡국용 떡과 사골국물 주문하기만 하면 다음 날 새벽이면 현관문 앞에 배달되고, 사골국물에 떡 넣고 끓이기만 하면 10분이면 떡국 한 그릇 뚝딱입니다. 여기다 달걀 한 알 풀고 김가루 솔솔 뿌려주면 좀 더 그럴싸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 간편함으로 차려진 따뜻한 떡국 한 그릇 먹다보면 어릴 적 어머니의 부엌이 떠오릅니다. 삶고 끓이고 볶느라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싯뿌연 김이 밤새 가실 줄 모르던 어머니의 부엌. 그 부엌에서 뜬 눈으로 밤새도록 준비해서 차려낸 새 해 첫 아침상 앞에 온식구가 모여 앉아 서로 덕담 주고 받으며 나눠 먹는 떡국 한 그릇.
가족 모두 건강하고 복이 차고 넘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마음 가득 담긴 그 떡국 한 그릇 떠올리며 새로운 한 해를 기분 좋게 시작합니다.
떡국의 마음
글 천미진 | 그림 강은옥 | 발견
(발행 : 2019/12/30)
“산골짜기 연이네 비빔밥”, “된장찌개”, “호로록 물김치”, “식혜” 등 우리 고유의 음식들을 맛깔스럽게 그림책 속에 담아온 천미진 작가가 “된장찌개”에서 함께 호흡을 맞추었던 강은옥 작가와 함께 새해를 맞아 “떡국의 마음”을 선보였습니다. 이 그림책을 읽는 이들 모두 새해 복 듬뿍 받으라는 기도의 마음을 정성스레 담아서 말이죠.
떡을 뽑고 푹 고은 육수에 달걀과 소고기로 정성스레 만든 지단까지 어머니의 떡국 한 그릇에 담긴 것들 중 어느 하나 그냥 되는 게 없죠. 올 한 해도 가족 모두 건강하고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라는 어머니들의 깊은 사랑 없이는 맛볼 수 없는 떡국 한 그릇. 그 따끈한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그림책 “떡국의 마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