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거미 당당이

오늘은 꼬마 거미 당당이가 처음으로 자신만의 힘으로 새집 짓기에 도전하는 날입니다. 오늘을 위해 당당이는 그동안 아주 오래도록 준비를 해왔습니다. 자신만의 디자인과 자신만의 설계대로 무사히 첫 집을 완성할 수 있기를 바라며 막 작업을 시작하려는데…

갑자기 할머니가 나타나서는 걱정하지 말라며 당신이 빨리 지어주겠다고 하시더니 후다닥 새집 한 채 완성. 할머니가 후다닥 지어주신 집은 꼼꼼하고 예뻤지만 어딘가 모르게 할머니 집 같았어요. 당당이가 싫다 좋다 말도 못한채 쭈뼛거리고 있는데 이번엔 할아버지가 거듭니다. 할멈 스타일로 지어주면 젊은 애가 좋아하겠냐면서 말이죠. 할아버지에 이어서 이모와 형이 번갈아가며 나타나서 자신들만의 개성(?)이 넘치는 집들을 지어놓고는 흡족해합니다. 당당이 마음은 전혀 생각지도 않은 채…

모두 그만!
나는 혼자서도 잘 만들 수 있다고요!
모두들 돌아가세요!!

당당이의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선언에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모와 형은 한 발 물러설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자리를 떠나지는 않았어요. 혼자 힘으로 한 땀 한 땀 열심히 집을 짓고 있는 당당이를 지켜보고 있었죠. 구멍이 뚫릴 것 같으면 도와주고 싶고 말 한 마디라도 거들고 싶어서 다들 움찔거렸지만 당당이가 워낙 단호했기에 다들 꾹 참고 지켜보기만 합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불안과 걱정은 당당이의 집짓기가 조금씩 조금씩 능숙해지면서 당당이를 향한 응원으로 바뀝니다.

짜잔~
우와! 멋지고 완벽해!!
작지만 행복한 우리 집에 놀러 오세요.

드디어 당당이의 생애 첫 집 완성! 다른 그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만의 힘으로 처음 지은, 늘 꿈꿔왔던 자신만의 집입니다. 당당이가 자신의 멋진 집에 가장 먼저 초대할 사람들은 굳이 설명할 필요 없겠죠? 당당이만큼이나 벅찬 가슴을 안고 당당이네 집에 모여든 가족들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이젠 가족들 모두 당당이보다 더 당당이를 믿을 수 있겠죠!

나이 오십줄을 넘어선 딸이 부엌에서 요리하는 걸 지켜보는 팔순 장모님은 ‘손 베일라 조심해라’라며 늘 불안해 하십니다. 하시던 일 거들거나 대신 해 드리려는 딸을 향해 ‘넌 못해’란 말을 서슴지 않으시기도 하구요. 부모 눈에 자식은 언제나 어리디 어린 아이인 건 어찌 할 도리가 없습니다. 탓할 수도 없구요.

그런 부모님들이 자식의 홀로서기를 가만히 지켜보며 믿고 기다려주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당당이처럼 당당하게 외치는 겁니다. 나도 잘 할 수 있어요! 나도 다 계획이 있어요! 하고 말입니다. 그리고 하나씩 하나씩 해내는 모습 보여드리는거죠 뭐~ 😆

이제 막 출발선 상에 선 새내기들에게, 처음 도전한 일에 약간의 고전을 면치 못하고 힘겨워 하고 있는 초심자들에게, 엄마 아빠 그늘에서 벗어나 여린 날개를 활짝 펼치고 힘차게 날아오르려는 이 세상 모든 자식들에게 “나도 잘 할 수 있다! 우리는 해낼 수 있다!”라고 응원해주는 그림책 “꼬마 거미 당당이”였습니다.


꼬마 거미 당당이

꼬마 거미 당당이

글/그림 유명금 | 봄봄
(발행 : 2020/10/30)

“꼬마 거미 당당이”는 주변의 도움을 당당히 뿌리치고 혼자만의 힘으로 자신의 꿈과 희망이 담긴 집을 지어가는 꼬마 거미 당당이의 이야기를 통해 이제 막 홀로서기를 시작하며 주눅들어 있거나 망설이고 있을지도 모를 이 세상 모든 새내기들을 응원해주는 그림책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할머니 할아버지 형과 이모가 왜 그렇게까지 당당이를 도와주려고 했는지는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알 수 있어요. 당당이의 여덟 개의 다리 중 하나가 조금 짧거든요. 가족들은 그런 당당이의 홀로서기를 맘 편히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던 거예요. 당당이 나름대로 짓고 싶은 방식이 있고 마음 속에 그려둔 멋진 집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당이가 힘들어하거나 실패하게 될까봐 걱정되었던 겁니다. 하지만 그런 가족들의 마음이 아무리 좋은 뜻에서 시작되었다고 할지라도 당당이 입장에서는 자신을 향한 편견으로 비춰질 수도 있음을, 그렇게 지나친 관심이 당당이의 홀로서기를 주눅들게 할 수도 있음을 작가는 짤막한 이야기를 통해 넌지시 하지만 단호하게 경고하고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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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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