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닥파닥 해바라기

해바라기가 가득한 들판 한 구석에서 이따금씩 들릴 듯 말 듯 아주 작은 소리가 들립니다. 햇볕이 좋은 날엔 따뜻한 햇빛을 쏘이고 싶어 파닥파닥, 바람이 불어오는 날엔 포근한 바람 쐬고 싶어 파닥파닥, 시원한 비가 내리는 날엔 빗방울 한 모금 마시고 싶어 파닥파닥. 높다랗게 자란 다른 해바라기들 사이로 너무 작아서 거의 보이지 않는 아주 작은 해바라기 하나가 파닥이는 소리입니다.

비록 빛도 제대로 들지 않고 눈에 잘 띄지도 않는 가장 낮은 자리에서 살아가지만 그 작은 해바라기는 웃음을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갑니다. 물론 아주 가끔씩 자신의 처지가 막막해서 주저앉아 눈물 흘릴 때도 있지만 그렇다고 포기하지는 않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한 줄기 빛, 빗물 한 방울에 다시 기운을 차리고 조금 더 높은 곳을 향해 더욱 힘차게 파닥입니다.

마침내 작은 해바라기의 힘겨운 파닥임이 다른 해바라기들에게 전해지던 날 놀라운 일이 벌어집니다.

😀 “세상에!”
😲  “작은 해바라기가 있네!”
😅 “조금씩 좁혀 봐!”
😆 “조금만 더!”
😍 “같이 햇볕 쬐자!”
🤩 “따뜻하지!”

작은 해바라기를 위해 조금씩 좁혀가며 자신들의 자리를 기꺼이 내어주는 키 큰 이웃 해바라기들. 미처 모르고 있었던 작은 친구를 진심으로 반기며 저마다 한 마디씩 인사를 전합니다. 그리고 작은 해바라기도 새로운 친구들에게 화답합니다. 친구들의 배려로 따뜻한 햇빛과 포근한 바람 그리고 촉촉한 빗방울을 마음껏 즐기며 무럭무럭 자라나기 시작합니다.

나도 이제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친구들과 함께 춤을 춥니다.
내가 어디 있는지 한 번 찾아볼래요?

지금껏 너무 작아서 눈에 뜨이지 않던 작은 해바라기, 이제는 친구들만큼 자라나서 또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네요.

어렵고 힘든 시기에도 결코 희망을 잃지 않았던 작은 해바라기, 아주 작은 소리에도 귀 기울이며 이웃을 향한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키 큰 해바라기들. 그들에게서 함께 살아가는 세상의 즐거움을 배웁니다.


파닥파닥 해바라기

파닥파닥 해바라기

글/그림 보람 | 길벗어린이
(발행 : 2020/09/10)

“파닥파닥 해바라기”는 우리 이웃을 향한 작은 관심과 배려가 이 세상을 어떻게 살만한 곳으로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그림책입니다. 가장 낮은 곳에서 묵묵히 자신의 꿈과 희망을 키워가는 작은 해바라기와 자신들의 햇빛과 바람, 빗방울을 기꺼이 나눠주는 키다리 해바라기들에게서 더불어 사는 삶의 참된 의미를 배우게 됩니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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