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모두 안녕하세요!

새로운 학교에 처음 가는 날이에요.
현관을 나서기 전 크게 한 번 숨을 쉬어 보았어요.
이사 온 지 며칠이 지났어요.
하지만 새 동네는 여전히 낯설기만 해요.

며칠 전 새로 이사 온 꼬마 진하. 오늘은 새로운 학교에 처음 가는 날입니다. 집을 나서면서 뒤돌아 본 현관문도, 학교 가는 길도, 그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들도 모두 낯설기만 합니다. 그런 진하를 위해 작가가 건넨 조언은 관심과 반가운 인사입니다.

집에서 모퉁이를 돌면 바로 나오는 세탁소 할아버지와 할머니, 세탁소 아랫길로 내려가면 보이는 예쁜 꽃 가득한 꽃 할머니네 집, 그 집 지나 조금 걷다 보면 나오는 새로 지은 그린 빌라 305호 아저씨, 빌라촌 지나서 있는 떡집 아주머니와 아저씨, 학교 옆길 건널목 앞에는 아홉 식구 대가족 모여사는 커다란 이층집, 학교 후문 건너편 학원촌 옥상에 사는 원어민 선생님들, 학원촌 지나 언덕 위로 이어지는 주택가 반지하에 사는 음악하는 학생 셋, 그리고 진하네 아파트 바로 앞에 사는 우주네 가족.

오늘 하루 진하가 만난 이웃들입니다. 그들은 처음 보는 진하에게 스스럼 없이 인사를 건넸고, 진하 역시 그들과 반갑게 인사 나누며 서로에게 한 걸음씩 더 가까워졌습니다.

물론, 요즘처럼 흉흉한 세상에서 다소 비현실적인 이야기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서인지 더 이 책이 정겹습니다. 새로운 이웃들과의 유쾌한 인사, 그리고 살짝 들여다본 그들의 소소한 일상과 살아온 이야기들. “적당한 거리”“곰씨의 의자”에서는 관계를 유지함에 있어서 지켜야할 선과 거리 유지가 필요하다고 말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어울려 살다보면 때로는 그 선을 살짝 넘는 용기가 필요할 때도 있는 것이겠죠. 내가 다가선 만큼 이웃들도 나에게 다가설 수 있을 테니까요.

때때로 나는 세상 사람들이 궁금해요. 어떤 하루를 살고 있을까 하고요. 여러분은 오늘 누구와 인사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요?
– 작가의 말 중에서

여러분은 오늘 누구와 인사하고 어떤 이야기를 나누었나요? 이웃들에게 한 걸음 다가설 수 있게 해 주는, 세상을 향해 나를 활짝 열어주는 마법의 주문 ‘모두 모두 안녕하세요!’로 오늘 하루를 시작해보는 건 어떨까요?


모두 모두 안녕하세요!

모두 모두 안녕하세요!

글/그림 홍선주 | 꼬마이실
(발행 : 2021/05/06)

평범한 사람들이 서로의 일상을 나누며 정겹게 살아가는 모습을 담은 그림책 “모두 모두 안녕하세요!”.

진하가 만난 각각의 이웃들마다 지면을 두 장씩 할애한 작가는 한 장엔 그들에 대한 소개와 살아온 이야기를 텍스트로 소개하고, 나머지 한 장엔 지면 가득 채운 그림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이웃들의 인생 한 컷을 담아냈습니다.

모두 모두 안녕하세요!
웹툰 작가가 꿈인 그린 빌라 305호 아저씨는 퇴근 후 새벽까지 만화를 그린대요.

잠이 모자라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아저씨는 혼자서 조용히 그림을 그리는 밤 시간이 참 좋대요. 아저씨가 그리는 만화가 정말 궁금해요.

허겁지겁 출근하느라 지갑 떨어뜨린 줄도 모르고 정신 없이 뛰어가던 그린 빌라 305호 아저씨. 그의 출근길이 이렇게 다급한 건 밤새도록 그림을 그리다 새벽녘에야 잠들었기 때문입니다. 웹툰 작가가 꿈인 그는 낮에는 현실을 위해 일하고 밤에는 자신의 꿈을 그립니다.

오늘 아침 무심코 지나친 나의 이웃에게도 이런 삶의 이야기가 있겠죠. 벽 하나 사이에 두고 살아가는 이웃들과 인사 한 번 제대로 나누지 못한 채 살아가는 우리들의 현실을 돌아보게 해주는 “모두 모두 안녕하세요”. 퍽퍽해진 인심으로 인해 다소간의 괴리감을 느끼면서도 어린 시절 이웃들과 훈훈했던 골목 안 풍경이 그리워지게 만드는 그림책입니다.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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