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저 높은 다이빙대 앞에 선 이들의 마음은 어떨까 생각하며 그림책을 한 장 넘기고 또 한 장 넘깁니다. 꽃잎처럼 가볍게 날아 떨어지는 사람들, 그 짧은 시간에 허공 위에서 온몸을 동그랗게 말아 뱅그르르 돌고 비틀고 다시 쭈욱 펴서 멋지게 입수! 찰나의 순간이 지나갑니다.

그 가벼운 몸짓이 신비하기만 합니다. 아래로 떨어지는 것이 아닌 훨훨 나는 것 같은 묘한 느낌, 별처럼 꽃처럼 포르르 차례차례 하늘을 나는 사람들, 사람들…

내 몸도 저리 가벼웠으면 내 마음도 저렇게 용감했으면… 마냥 부러운 마음 잠시 뒤로하고 그들과 함께 시원하게 하늘을 나는 멋진 꿈을 꾸는 여름날입니다.
※ 다이빙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세로로 긴 판형으로 만든 그림책입니다. 위로 펼쳐지는 그림책의 특성상 가독성을 위해 세로로 긴 이미지를 세 장으로 묶어 편집했습니다.


다이빙

다이빙

글/그림 민하 | 향출판사
(발행 : 2021/06/30)

쨍한 파란색 표지가 마음에 쏙 들어옵니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같기도 하고 더없이 푸르른 바다 같기도 해요. 이제 막 다이빙대 끝에 선 한 사람, 망설임 없이 뛰어내린 사람 뒤로 또 다른 이가 준비합니다. 연이어 다이빙대에서 떨어지는 사람들, 공중 위에서 아름다운 군무가 펼쳐집니다.

글 없이 그림으로만 이야기를 전달하는 이 그림책은 첫 장부터 차례로 한 장 한 장 넘기면서 보면 영락없는 다이빙 이야기예요. 그런데 다이빙 선수들이 공중에서 멋진 묘기를 펼쳐 보이고 차례차례 입수하는 순간 이야기는 조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현실의 다이빙은 입수와 함께 끝나지만 그들이 입수한 순간부터 또 다른 이야기가 시작되거든요.

입수한 이들이 떨어진 곳에서 작은 불꽃이 터져 나오는가 싶더니 이내 작은 나무들이 자라납니다. 그들이 날아왔던 저 높은 곳을 향해 위로 위로… 꽃잎처럼 별처럼 떨어지던 다이빙 선수들은 세상을 향해 용감하게 몸을 던지는 작은 씨앗들입니다. 그렇게 날아가 떨어진 씨앗들을 품어주는 생명의 땅, 떨어진 씨앗은 그 힘으로 다시 세상 밖으로 나아갑니다. 생명력 가득한 땅의 기운을 받아 위로 쭉쭉 자라나는 나무들.

민하 작가는 “다이빙”을 통해 잘 보이지 않는 작은 존재들이 묵묵히 살아가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다고 합니다.

놀라운 생명력을 가진 생명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그림책 “다이빙”, 가는 선으로 그린 그림이 동적인 느낌을 잘 살려냈어요. 씨앗들의 다이빙, 발상의 전환이 참신합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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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영신
안영신
2021/08/06 16:40

오~~~ 눈이 시원해지는 그림입니다. 최고 !!!

정선미
정선미
2021/08/07 00:18

올림픽기간에 딱 맞는 그림책 좋아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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