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꽃씨

내 꿈,
네 소망 담은
나는
돌꽃씨.

누구나 가슴에 자신만의 꿈을 간직하고 살아갑니다. 지금 당장은 아닐지라도 언젠가는 꼭 이루리라 마음 먹은 꿈일 수도 있고, 그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고 있는 그런 꿈일 수도 있습니다.

꿈이란 것은 참 이상합니다. 누군가에게는 살아가는 이유가 되기도 하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좌절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 말입니다.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으면 생각이 깊어지고 이게 맞나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을 다잡으려 애써보지만 모두 앞서 나가는데 나만 늘 제자리인 것 같아 조바심나고 자괴감 마저 느끼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이루지 못해 쓰디쓴 절망에 빠질지라도 꿈이 없는 것보다는 꿈꾸는 삶이 더 값지고 행복하다는 것을.

사방이 캄캄하고 꽉 막힌 흙더미 속에서 꽃이 되고픈 꿈을 품은 작고 빨간 돌 하나. 용케 흙 속을 뚫고 나왔지만 돌이 싹을 틔우고 꽃을 피울 수는 없는 법. 이리 채이고 저리 던져지며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지만 그래도 작고 빨간 돌은 마음 속 꿈을 버리지 않습니다. 다른 꽃씨들보다 조금 더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자신만의 꽃으로 피어나고 싶다는 꿈을.

싹이 나고 꽃이 피고 지며 작고 빨간 돌을 둘러싼 숲의 시간이 흐르고 또 흘러 갑니다. 이제 돌 자신조차 자신의 꿈이 가물가물해지던 어느 날 작고 빨간 돌에게 다가온 낯선 손길. 조심스러운 손길로 정성스레 쌓아올린 야트막한 돌탑 위에 얹어진 작고 빨간 돌은 마치 금방이라도 탁 터질 듯한 꽃봉오리 같습니다. 돌가지 위에 내려앉은 돌꽃 한 송이, 작고 빨간 돌의 꿈이 마침내 이뤄지는 순간입니다.

꼭 필요한 자리에서 가장 빛나는 순간을 기다리며 자신만의 꿈을 오래도록 간직한 작고 빨간 돌.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찾아내고 그 무엇보다도 환하게 빛나는 순간이 오길 꿈꾸며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들, 가장 나다운 모습으로 나답게 살아가길 바라는 우리들, 절망의 순간에도 나를 잃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우리들 모두 작고 빨간 돌입니다.


돌꽃씨

돌꽃씨

글/그림 하누 | 파란자전거
(발행 : 2021/10/20)

자신을 발견하기 위해 애쓰는 누군가에게 응원이 되어주고 싶었다는 작가의 바람이 담긴 그림책 “돌꽃씨”. ‘누구나 자기가 꼭 있어야 할 곳에서 가장 빛나길 바란다’는 작가의 말 한 마디가 이 그림책을 가장 이 그림책답게 소개하고 있네요.

누군가가 자신을 발견하는, 그리고 응원이 되는 그림책을 만들고 싶습니다. 첫 그림책 “돌꽃씨”는 들꽃이 되고 싶은 돌의 이야기입니다. 기대한 무언가가 되지 않더라도 누구나 자기가 꼭 있어야 할 곳에서 가장 빛나길 바랍니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인호

에디터, 가온빛 레터, 가온빛 레터 플러스 담당 | ino@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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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미
정선미
2021/11/13 02:45

저도 돌꽃씨가 되어싶었는지도 모릅니다. 너무나 오래 시간이 흐르고 흘러 나의 꿈이 무엇이었는지도 기억하지 못할만큼 바쁘게 살아왔습니다.
나는 지금, 꼭 있어야 할 곳에서 빛나고 있는지 아니면 빛을 잃어가고 있는지 생각해 보는 아름다은 책을 소개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이 선주
Editor
2021/11/21 22:11
답글 to  정선미

토닥토닥, 바쁘게 살아온 선미님.
우리는 모두 우리 자리에서 우리의 꽃을 피워가는 돌꽃씨 아닐까요?
돌꽃씨 선미님,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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