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냄새

겨울 냄새는…….
구름처럼 포근한 담요 냄새.
내 방 불빛같이 노랗게 스미는 귤 냄새.

11월 중순의 공기는 어딘가 다르게 느껴집니다. 짧은 가을과 긴 겨울 사이 조금 늦은 가을 냄새, 조금 이른 겨울 냄새…

이른 아침 현관문 열고 나서면 폐부 깊숙이 스며드는 서늘한 겨울 냄새, 차갑게 가라앉은 거리 냄새, 마른 낙엽 냄새, 진한 커피 냄새… 무채색으로 변해가는 세상 속에서 느껴지는 그 묵직하고 따사롭고 쓸쓸하면서도 다정한 냄새들, 빛깔들.

바쁜 걸음 잠시 멈추고 서서 느껴 보세요. 아쉬움 속에 떠나가는 가을의 냄새를. 살며시 내 곁에 찾아온 겨울 냄새를. 못다 한 가을 이야기가, 두근두근 자기 차례를 기다리는 겨울 이야기가 마른 나뭇 가지 사이에, 서리 내린 낙엽 위에, 두툼한 코트 호주머니 속에, 텅 빈 하늘 아래, 짧은 겨울 햇살 속에, 오래된 책갈피 사이에, 상큼한 귤 향기 속에, 진한 커피 향기 속에 얌전히 숨어있어요.


계절의 냄새

계절의 냄새

글/그림 양양 | 노란상상
(발행 : 2021/03/26)

시간 속에 스며든 아련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냄새로 그리고 있습니다. 시작의 두근거림과 수줍음이 담긴 봄의 냄새, 추억으로 가득한 알싸한 여름의 냄새, 하루하루 익어가는 가을의 냄새, 포근하고 따뜻한 겨울 냄새. 페이지마다 펼쳐지는 계절은 짙은 향수를 그리며 마음을 따사롭게 채워줍니다.

계절이 내 영혼 깊숙한 곳에 남긴 따뜻한 이야기 “계절의 냄새”, 문장 하나하나 그림 한 장 한 장을 그대로 즐기면서 지나온 계절을 추억해 보세요. 그림책 속에 지난 계절의 냄새가 마법처럼 함께 실려온답니다.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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