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뱃속 잔치

나와 보니 거기는 전라도 김제 만경 너른 들이라.
고을 사람들이 들판으로 죄 모여들었지.
“워메! 무신 호랭이가 저라고 클까이~ 누가 잡았당가?”
“긍께 말이요. 어쨌든 괴기가 생겼응께 잔치나 해 봄세.”
그래서 소금장수, 숯장수, 대장장이랑 고을 사람들이
맛있는 호랑이 고기로 잔치를 벌였다지.

허참, 별일도 다 있어. 그치?

호랑이 등을 밟고 올라간 농악대는 이미 흥을 돋우고 있구요, 마을 사람들이 큰 구경이 난 것처럼 모두 모여있습니다. 죽은호랑이 고기로 잔치를 벌였다는 오늘의 그림 한장과 함께 구수한 사투리 대화 역시 맛깔스럽습니다.

저렇게 커다란 호랑이가 어쩌다 저런 봉변을 당했을까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강원도에 사는 소금장수는 이 마을 저마을로 소금을 팔러 다니다 산중에서 해가 지게 되었어요. 걱정을 하던 소금 장수 앞에 나타난 커다란 동굴, 소금장수는 쉬어가기 위해 동굴로 들어갔는데요. 알고 보니 커다란 동굴 입구는 바로 호랑이의 입이었답니다. 동굴로 보일 정도니 얼마나 큰 호랑이였을까요? 그렇게 소금장수가 동굴인 줄 알고 들어갔다 굴러 떨어진 호랑이 뱃속, 그런데 잠시 후 바닥이 출렁출렁 하더니 또 한 사람이 굴러들어와요. 그사람은 태백산 아래 숯장수였대요. 잠시 후 바닥이 출렁출렁 하고 굴러 들어온 또 한사람은 속리산 아래 대장장이였습니다.

호랑이가 어찌나 큰지 출렁출렁하기만 하면 강원도에서 태백산으로, 속리산까지…^^
호랑이 뱃속에 있던 세 사람은 배가 고파지기 시작했어요. 먹을 것을 찾아 다니던 세 사람은 호랑이를 먹어치우기로 하죠. 대장장이가 낫으로 호랑이 뱃속을 오려내고, 소금장수는 고기에 소금간을 하고, 숯장수가 숯불을 피워 고기를 구워먹었답니다. 호랑이 뱃속에서 각자의 직업에 충실하게 역할까지 나누어 맡아가면서 말이에요. ^^

산 호랑이의 뱃속이 도려내졌으니 당연 호랑이는 탈이 났겠죠? 호랑이는 동해로 펄쩍 서해로 펄쩍 뛰다가 전라도 땅에서 죽을 똥을 쌌고, 똥과 함께 세 사람은 밖으로 나왔답니다.

이제 무슨 이야기가 남았을지 상상이 가시죠?

위에 소개한 마지막 장면입니다.

김제 만경 너른 들판에서 모두 함께 호랑이 고기 잔치~~ 기쁜 일도 슬픈 일도 함께 나누기 좋아하는 우리 민족의 특유의 흥겨운 잔치문화까지 곁들여진 해학 넘치는 이야기 속에 강원도, 경상도, 충청도, 전라도 사투리는 보너스 입니다. ^^


호랑이 뱃속 잔치
책표지 : Daum 책
호랑이 뱃속 잔치

글/그림 신동근 | 사계절

 ‘호랑이에게 물려가도 정신만 차리면 산다.’는 옛 속담처럼 마을만큼이나 커다란 호랑이에게 먹힌 다급하고 위급한 상황 을 엉뚱하고 재미있게 풀어나간 우리 옛이야기를 그림책으로 만들어 낸 “호랑이 뱃속 잔치”

우리 조상들의 여유와 해학이 넘쳐납니다. 게다 무엇이든 함께 나누는 정문화까지 곁들여진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호랑이 고기는 무슨 맛이지?’ 하고 아이들이 묻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당연 고기맛이겠지만 그림책 속에서 맛있다 맛있다 하니 정말 궁금해지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