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발행일 : 2014/11/20
■ 업데이트 : 2014/12/20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은 말그대로 제목을 가린 그림책 표지만 보고 그림책 제목을 추리해 보는 게임입니다. 미리 종이에 그림책 제목들만 써두었다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 표지를 보면서 어떤 제목이 어울릴지 생각해 보는 놀이예요. 제목을 다 맞추고 나면 그림책 표지와 제목을 가지고 어떤 이야기가 담겼을지 추측해 본 후 직접 그림책을 읽어보세요. 표지 제목만 가지고도 재미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놀이입니다.


첫 번째 그림책 놀이 : 그림책 제목을 맞춰 보아요.

준비물 : 처음 읽는 그림책들, A4용지, 가위, 펜 등

1. 도서관에서 빌렸거나 처음 보는 그림책들을 준비해 주세요. 아이가 아직 제목을 모르는 그림책이어야겠죠? ^^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표지 그림으로 제목을 추리하기 쉬운 그림책 몇권에 주제가 비슷해 알쏭달쏭한 그림책을 몇 권 섞어 넣으면 더욱 흥미진진하게 놀 수 있어요.

2. 종이에 그림책 제목을 써 주세요.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색종이를 이용해 제목을 적어보았는데요. 놀이를 할 때는 포스트 잇이나 재활용 종이 등을 이용해 간편하게 제목만 써서 준비하면 됩니다. 제목 적어두기는 아이가 보기 전에 미리 준비하셔야 겠죠? 똘똘한 우리 아이들이 금방 알아차리니까요. ^^

 2. 그림책 제목을 종이로 가려주세요.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A4 용지 한 장으로 덮어보니 제목이 살짝 비치네요. 도화지로 가리거나 A4 용지 두장으로 겹쳐 가리면 제목이 잘 가려집니다. 제목을 덮고 난 후, 종이가 고정되게 투명 테이프를 작게 잘라 종이를 살짝 붙여 주세요.

 3. 표지 그림을 열심히 살펴 보면서 이 그림책에는 어떤 제목이 어울릴까 찾아 보기 놀이를 합니다.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퍼즐을 맞추듯 그림책 표지를 살펴 보면서  제목을 생각해 볼 수 있도록 시간을 주세요. 너무 어려워 한다면 한 글자 힌트 정도를 주시구요. 글자를 모르는 아이라면 엄마가 찬찬히 몇 개의 제목 후보를 불러주며 추측해 볼 수 있게 도와주세요.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그림책 표지를 살펴보면 그림책 제목을 금방 눈치 챌 수 있을거예요.

“아나톨의 냄비”는 냄비를 달달달 끌고 가는 그림이 힌트가 되죠. “앗, 깜깜해”역시 깜깜한 배경이 힌트가 됩니다. “피터의 편지는 편지가 날아가는 장면 때문에 그림책 제목을 쉽게 유추해 볼 수 있을 거예요.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비슷한 제목이나 비슷한 표지 그림, 주제가 비슷한 그림책을 준비하면 제목 추측이 조금 더 어려워집니다. ‘김치’를 주제로 한 그림책을 모아 봤어요. 어떤 그림책이 “왜왜왜 김치가 좋을까?”일까요? 어떤 그림책이 “우리집에 김장하러 오세요.”일지, “김치가 최고야”일지 곰곰히 생각해 보세요.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우리 집에 김장하러 오세요”는 다 같이 어울려 김장하는 그림 때문에 가장 먼저 그림책 제목을 찾을 수 있을거예요. 나머지 두 개의 그림책 제목이 좀 알쏭달쏭 하죠? 아이가 그림책 제목을 고르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이유도 물어보면서 이야기 나눠 보세요.

4. 제목을 맞춘 그림책들은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지 아이가 상상해 볼 수 있는 상상 이야기 시간을 가져 본 후, 아이와 그림책을 읽어 보세요.

그림책 표지는 그림책이 이야기 하고 싶어하는 가장 중요한 내용을 담겨 있는 경우가 많으니 평상시에도 꼼꼼하게 잘 챙겨 보세요.


두 번째 그림책 놀이: 내가 지은 그림책 제목

1. 그림책 제목을 적어 넣을 종이를 미리 오려 둡니다.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위에도 썼듯이 꼭 말풍선 모양이 아니어도 좋아요. 간편하게 포스트 잇으로 대신하거나 재활용 종이를 잘라 사용하세요.

2. 새로운 그림책의 제목을 종이로 덮어놓고 그림책을 읽어 주세요.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보통 아이들은 제목을 가린 것을 보고 호기심을 느끼기 시작할 거예요. “엄마, 왜 제목을 안 보이게 했어?”라는 질문을 하면 “엄마랑 다 읽고 나서 너랑 같이 제목 만들어 보려구.”하고 이야기 해주세요. 눈을 반짝이면서 더욱 열심히 생각하고 책도 귀기울여 들을 거예요.

3. 그림책을 읽고 난 후, 그림책 제목 짓기 놀이를 합니다.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여섯 살과 아홉 살 된 조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고 제목을 지어 보라고 하니 이렇게 제목을 지었습니다.

“아나톨의 냄비”는 “우리는 친구”로, “피터의 편지”는 “내 생일에 와 줄래?”로 지었어요. 서로 다름을 인정해주는 “아나톨의 냄비”는 그냥 누구든지 서로 친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우리는 친구”가 좋겠답니다.

“피터의 편지”의 경우는 편지에 익숙하지 않은 세대라 그런지 생일 초대장을 직접 주면 되는데 편지로 부치려다 바람에 날려갔다면서 직접 생일에 와 달라고 말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네요.(흠, 세대차이를 느꼈어요.^^)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지각 대장 존”은 그림책을 다 읽고 나서 “그건 거짓말이 아니예요.”로 지었는데요. 아이들이 “지각대장 존”은 이미 읽어보았던 책이라면서 “제발 제 얘기를 믿어주세요.”와 “거짓말을 한 적 없어요.”도 좋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이야기 이야기”는 “아난스가 가져온 이야기”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한 사람 더 들어올 자리는 얼마든지 있다오!’라고 소리치며 지나가는 사람들을 쉬었다 갈 수 있도록 부르는 정겨운 라키 가족의 오두막 집 사람들 이야기를 담은 “세상에서 제일 넓은 집”은 아이들이 사람들을 부르는 소리가 재미있었는지 제목을 “한 사람 더 와도 돼요.”라고 지었구요.

학고재의 대대손손 시리즈 중 하나인 “버들 총각 이야기”는 “버들 피리로 장가 간 총각 이야기”라고 거의 원본 제목과 유사한 제목을 지어냈습니다.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정전 이야기를 다룬 “앗 깜깜해!”는 “어둠 속에서”라고 지었는데, 여섯 살 조카는 “깜깜 할 때 하는 재미있는 일”이라는 의견도 내놓았어요.

“돼지 루퍼스, 학교에 가다”는 “책을 읽고 싶은 아기 돼지 루퍼스”라고 제목을 지었습니다. 제목을 생각하며 책 읽는 재미에 빠지고 나니 아이들이 반짝반짝 눈을 빛내며 책 읽기에 더욱 몰입을 하더군요.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도서관에 간 사자”는 아이들이 책 읽는 내내 ‘우리 도서관에도 이런 사자가 오면 좋겠다’라고 부러워 하며 “사자와 책이 있는 멋진 도서관”이란 제목을 지어줬습니다. ^^

그림책 제목 짓기 놀이 역시 처음에는 “왜 제목을 가렸는지”에 대해 궁금해 하며 시작해서 처음엔 제목 짓기를 어려워 했는데, 몇 권 더 읽어가면서부터는 아이들끼리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모르는 단어 뜻을 물어 보기도 하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내려고 했어요. 나중엔 자기 제목을 채택하기 위해 마구 날뛰면서 열변을 토하기도 하더군요.(소심하고 수줍게 시작해 광적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지켜 본 놀이였습니다.^^:;)

빈 종이를 앞에 놓고 아이들이 부르는 제목 후보를 일단 제가 받아 주르륵 써놓았더니 한참동안 의논을 한 후, 그 중 하나를  제목으로 결정했는데 실은 제가 눈치를 보며 번갈아 가며 제목을 채택해 주었습니다. 가렸던 종이를 떼어서 원래 책 제목을 알려주자 자기가 지은 제목이 더 맘에 든다면서 바꾸었으면 좋겠다네요.^^


 + 추가 : 표지 안 쪽, 그림책 원서 제목도 꼭 확인해 보세요.

그림책 제목 추리 게임

그림책 안쪽을 펼쳐 보면 그림책 원제가 나와있어요. 원제도 꼭 확인 해보세요.

저희 아이 어렸을 때 “이 그림책을 지은 작가는 OO나라 사람인데 그 나라 사람들 말로는 이렇게 제목을 지었대.”라고 이야기 해주며 원제를 알려줬는데, 훗날에도 습관처럼 원제를 꼭 확인하곤 했어요. 나중에 종알종알 영어가 늘자 원제와 번역제목 중 어떤 것이 더 좋은지 의견을 내기도하더군요.

이 선주

가온빛 대표 에디터, 그림책 강연 및 책놀이 프로그램 운영, "그림책과 놀아요" 저자(열린어린이, 2007),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가온빛 Pinterest 운영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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