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책표지 : Daum 책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원제 : King Jack and the Dragon)

피터 벤틀리 | 헬린 옥슨버리 | 옮김 노은정 | 시공주니어

※ 2013년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최종후보작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은 2013년 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최종 후보작에 올랐던 책 중 한 권입니다. (그 해 케이트 그린어웨이 상은 레비 핀폴드의 “블랙독” 이 받았습니다.) 그림을 그린 헬린 옥슨버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듯이 존 버닝햄의 부인입니다. 존 버닝햄의 그림들이 독특하고 자유분방한 느낌이라면, 헬린 옥슨버리의 그림들은 편안함과 자연스러움, 따뜻함을 담고 있어요. 아무래도 엄마로서의 육아 경험이 그녀의 그림책에 영향을 미친 것이겠죠? 헬린 옥슨버리의 그림책들은 부드럽고 따뜻한, 그리고 평범한 이야기 속에서 즐거움을 찾아 주곤 합니다. 오늘 함께 볼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은  아이들의 즐거운 상상 속 신나는 모험을 재미있게 담은 그림책입니다.

그림책 표지에 무시무시한 용의 등에 올라 타서 용을 겁주고 있는 세 아이의 모습이 보입니다. 잭 임금님은 아무래도 가운데 왕관을 쓴 분(?)이겠지요? 잭 임금님과 그의 부하들이 들려주는 무용담 한 번 들어 볼까요?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잭과 자크와 캐스퍼는
잭 임금님과 부하들이 지낼
튼튼한 성을 짓기로 했어.

고사리 손에 무언가를 잔뜩 들고 의기양양하게 행진하고 있는 세 아이들의 모습은 잔뜩 들떠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왕관을 쓴 잭과 자크를 뒤따라가는 캐스퍼의 모습이 왠지 좀 어설퍼 보이네요. 우주복에 공갈 젖꼭지까지 물고, 기저귀까지 찬 듯 포동포동한 엉덩이, 형들을 아장아장 뒤따라가는 것으로 보아 지금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조차 잘 모르고 그저 형들 뒤를 졸졸 따라 다니는 게 아닐까 싶네요. ^^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아이들은 큼직한 종이 상자를 기본 틀로 그 위에 이불보를 씌우고 막대기 몇 개, 마대 자루, 깨진 벽돌로 성을 하나 짓습니다. 그 속에 이불을 넣어 임금자리를 꾸미고,성문 겸 다리를 만들고, 깃발까지 달고나니 제법 그럴싸한 멋진 성이 뚝딱! 완성 되었어요.

뚝딱뚝딱 서로 협동해 가며 열심히 만든 멋진 성. 그런데 가만 살펴 보세요.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는 잭과 자크의 주변을 어슬렁 대며 열심히 뭔가를 들여다 보면서 놀고 있는 캐스퍼. 가만 있는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말이 지금 이 상황에 딱 어울리는 말일까요? ^^ 형들은 그런 캐스퍼를 귀찮아하지 않아요. 멍한 표정의 캐스퍼를 성 안에 쏘옥 넣어둔 네 번째 장면은 웃음을 자아내게 합니다.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성이 완성되기가 무섭게 용들이 쳐들어 왔어요. 잭 임금님과 자크는 성을 지키기 위해 싸울 준비를 하고 힘차게 구호를 외친 후 하루 종일 무시무시한 용들과 싸움을 했죠. 성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있는 두 사람과 그 옆에서 아기 용과 슬그머니 놀고 있는 용감한 기사 하나.^^ 과연 이들은 성을 지켜 낼 수 있을까요?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용을 물리치고 나자 무시무시한 괴물 떼가 몰려왔어요. 용감한 잭 임금님과 부하들은 무시무시한 괴물 떼도 물리쳤습니다. 괴물들은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멀리 숲 속으로 줄행랑 쳤고, 싸움에서 이긴 잭 임금님과 기사들은 맛있는 음식으로 잔치를 벌이고, 모두 함께 성에서 자기로 했습니다.

이제야 평화가 찾아왔구나 싶은 순간, 어디선가 갑자기 불쑥 거인 하나가 나타나서는 자크 기사를 데려가 버렸습니다. 자크기사는 질질 끌리며 거인에게 끌려갔어요. 거인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조금 아쉽긴 하지만 아직 캐스퍼 기사가 남았으니 괜찮습니다. 잭 임금님은 자신을 위로하며 이렇게 말했어요.

“우리 둘이서 용을 물리치면 돼. 괜찮아.”

캐스퍼의 꼭 쥔 주먹과 잭 임금님을 바라보고 있는 살짝 멍한 표정이 귀엽죠? 돌봐줘야 할 일이 많은 부하지만 그래도 곁에 있으면 임금님 혼자 성을 지키는 것 보다는 좀 든든하지 않을까요?

하지만 이번엔 또 다른 거인이 와서 캐스퍼 기사 마저 데려가 버립니다. 아기 기사 캐스퍼는 거인에게 끌려가지 않으려고 발버둥쳐보지만 거인은 캐스퍼를 한 팔로 가볍게 들고 가버렸어요. 용과 괴물들을 물리쳤던 용감한 잭 임금님은 그렇게 속수무책으로 부하 둘을 떠나보냈습니다.

거인의 정체를 눈치 채셨죠? ^^ 자크와 캐스퍼의 부모님입니다. 저녁 때가 되어 아이들을 데리러 왔는데, 아이들은 이 놀이의 재미에서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한 모양이예요. 아쉬운 듯 가지 않으려는 아이들의 모습과 부모님을 거인이라 표현 한 것은 아이들의 상상 속 모험이 여전히 끝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는 대목입니다.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이제 성에는 잭 임금님만 홀로 남았습니다.

“끄덕없어. 나 혼자서도 용을 물리칠 수 있어!”

처음엔 이렇게 자신만만했지만 바람이 불어 나무들이 후들후들 떨자 조금씩 무서워지기 시작했어요. 쥐 한 마리가 지붕 위를 타박타박 쪼르르 소릴 내며 지나가고 개굴개굴 개구리가 울어대기 시작합니다. 밖은 조금씩 어두워지고 있구요. 잭 임금님은 ‘무섭지 않아!’ 라고 생각했지만 가슴은 바싹바싹 졸아듭니다. 손전등을 켜고 무서움을 달래 보려했는데 그때 마침 울어대는 부엉이 소리의 오싹함! 임금님의 상징인 왕관을 벗고 이불을 머리까지 폭 뒤집어 썼는데 진짜 무시무시한 발자국 소리가 들려옵니다. 네 발로 저벅저벅! 그 소리에 잭 임금님은 가슴이 철렁했어요.

용감한 잭 임금님

발자국 소리는 성문 앞에서 들려왔어요. 결국 용감한 잭 임금님은 소리를 치고 말았습니다.

“용이다. 용!
엄마! 아빠! 도와줘요!”

혼자 남은 잭 임금님에게 점점 다가오는 커다란 검은 그림자, 검은 그림자는 점점 다가오더니……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잭 임금님을 꼭 안아 주었습니다.

엄마의 웃는 얼굴이 보였어.
“저런저런! 우리 때문에 놀랐어요? 밤이 되었으니
용감한 임금님도 이제 그만 들어가서 쉬어야죠?”

“그럼그럼! 온종일 용들과 싸웠으니
이제 깨끗이 씻으러 갈까요, 용감한 임금님?”
아빠는 잭 임금님을 번쩍 안아 올렸어.

엄마 품에 폭 안긴 잭 임금님, 하루 종일 무시무시한 용이랑 괴물을 물리친 용감한 임금님도 엄마 앞에서는 어리광을 부리네요.^^ 바라만 보아도 흐뭇해지고 마음이 따뜻해지는 장면이예요. 가까스로 꾹 참고 있던 눈물도 엄마 얼굴 보는 순간 펑 쏟아지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오르네요. 엄마 아빠의 존재만으로 마음이 편안하고 든든해지는 아이들의 마음을 이렇게 한 장의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겁에 질린 잭 임금님의 상상력을 지켜주면서도 마음 편하게 위로해주는 잭 임금님의 부모님 모습 정말 멋집니다. 마음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부모님의 위로는 무서움에 떨고 있었던 잭에게 용기와 자신감을 심어주셨어요. 잭 임금님은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다시 씩씩하게 소리쳤거든요.

“네 발 달린 용 따위 무섭지 않아!”

그렇게 용감한 잭 임금님은 커다란 거인 어깨에 올라타 씩씩하게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

종이 왕관을 침대 한쪽에 걸어놓고 나무칼은 여전히 손에 쥔 채로 단잠에 빠져있는 잭의 모습이 흐뭇한 웃음을 자아내게 하네요. 잭의 놀이는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용감한 잭 임금님은 꿈 속에서 한바탕 신나는 모험을 즐기고 있겠죠?

저렇게 푹자고 나면 꼬마 잭의 새로운 모험이 시작되겠죠? 그런데 내일도 임금님일까요? 잭과 친구들의 즐거운 상상, 과연 내일은 어떤 신나는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마음껏 뛰어놀며 건강하게 자라고있는 아이들의 일상이 달콤 포근하게 느껴지는 그림책입니다.

아이들은 상상하고 놀면서 자라납니다. 상상놀이를 통해 자신이 경험해 보지 못했던 것들을 꿈꾸게 되고, 공포와 맞서기도 하고, 친구를 도와주기도 하면서 상황에 대처하는 방법이나 친구들과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알아가며 성장을 하지요. “나는 용감한 잭 임금님”에서 작가들은 아이들은 놀면서 자라난다는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는 듯 합니다.


이 선주

이 선주

열여덟 살 딸내미와 폭풍수다에 체력 고갈 중 | 2000년부터 육아, 그림책, 엄마와 함께 하는 놀이, 중학교 3년간의 홈에듀케이션 이야기를 담은 블로그 "겨레한가온빛" 운영 | '찾아가는 어린이 책놀이터' 수업 진행 | '그림책과 놀아요'(열린어린이) 출간(2007) | 2016년 4월 | seonju.lee@gaonbi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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