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프릴의 고양이
에이프릴의 고양이

(원제 : April’s Kittens)
글/그림 클레어 터레이 뉴베리 | 옮김 김준섭 | 시공주니어
(발행 : 1998/12/15)

※ 1941년 칼데콧 명예상 수상작


에이프릴의 고양이

“에이프릴의 고양이”에 나오는 아기 고양이들은 한없이 사랑스럽습니다. 평소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거나 살짝 무서워 하던 사람들조차도 그림책 속 고양이들을 바라 보며 조심스레 쓰다듬어 주고픈 마음이 생길 정도입니다. 아마도 아이들의 순수한 눈을 통해 보이는 고양이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그림 속에 담아냈기 때문일겁니다. 바로 그 점이 클레어 터레이 뉴베리에게 칼데콧상을 안겨준 가장 큰 이유 아닐까요?

클레어 터레이 뉴베리
ⓒCathappy.net

‘한병호 하면 도깨비 그림’ 이듯 ‘클레어 터레이 뉴베리 하면 고양이 그림’입니다. 뉴베리는 칼데콧상을 네 번이나 받았는데, 그 그림책들엔 모두 고양이가 등장합니다. 뉴베리는 주로 가족, 친구, 애완동물 등 개인적인 경험들을 그림의 소재로 삼았다고 하는데요. 어려서부터 고양이를 아주 좋아해서인지 특히나 고양이를 소재로 한 그림책이 많은 듯 합니다.

그림책 “에이프릴의 고양이”는 주인공인 여자 아이 에이프릴이 키우던 고양이 시바가 어느 날 새끼를 낳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고양이들을 모두 키우고 싶지만 한 마리밖에 키울 수 없어서 아기 고양이들을 이웃들에게 나눠줘야만 하는 꼬마 아가씨의 서운한 마음과 떠나 보내는 고양이들이 상처 받을까 걱정하는 아이의 순수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그림책입니다.

세 마리의 아기 고양이들에게 아빠가 멋진 이름을 지어 주셨어요. 버치, 브렌다, 그리고 차콜. 그런데, 엄마 아빠는 집이 좁아 고양이는 한 마리만 키울 수 있대요. 그동안 정든 시바를 보낼 수 없어서 아기 고양이들 모두 이웃에게 나눠주기로 하지만 버치, 브렌다, 차콜 이 세 녀석들을 보면 볼수록 에이프릴은 자꾸만 정이 듭니다. 특히 브렌다에게 말이죠. 결국 에이프릴은 브렌다만 남기고 나머지 고양이들을 떠나 보내기로 합니다.

에이프릴은 목이 메어 왔습니다. 가슴 아픈 장면을 상상했거든요. 불쌍한 시바! 돌봐 줄 사람이라고는 아무도 없는 외딴 곳에 버려져서, 겁에 질려 울부짖겠지. 에이프릴은 시바가 식구들에게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깨달았을 때에 느낄 슬픔과 절망을 그려 보았습니다. 무엇보다 끔찍한 것은, 에이프릴이 더 이상 자기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게 되리라는 사실이었습니다.  

결국 에이프릴은 오랜 정이 든 시바를 떠나 보내지 못합니다. 아기 고양이 브렌다가 너무 예쁘지만 사랑하는 시바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에이프릴에게 뜻밖의 선물이 찾아 옵니다. 시바와 브렌다 어느 누구도 떠나 보내고 싶지 않아 마음 아파하는 에이프릴을 안쓰럽게 바라보던 엄마 아빠가 두 마리 모두 키우게 해주셨어요.(흠… 어차피 이럴거였다면 네마리 모두 다 키우게 해주셨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죠… ^^)

오래도록 함께 지내며 정이 깊이 든 어미 고양이 시바를 떠나 보내기로 결정한 후 막상 보내려니 자기가 더 이상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시바가 마음의 상처를 입게 될까 걱정하는 아이의 마음. 아마도 이런 풍부한 감성의 체험이 반려동물을 키우며 우리 아이들이 얻는 배움이자 선물 아닌가 생각됩니다.

참고로 뉴베리는 4월에 태어났습니다. 그림책 “에이프릴의 고양이”의 주인공 이름은 자신이 태어난 4월에서 가져 온 거겠죠? 아기 고양이들이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그림책, 고양이에 대한 순수하고 따스한 아이의 마음은 더욱 사랑스러운 그림책 “에이프릴의 고양이”였습니다.


칼데콧상 수상작 보기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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