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원제 : A Sick Day for Amos McGee)
필립 C. 스테드 | 그림 에린 E. 스테드 | 옮김 유병수 | 별천지
(발행 : 2011/03/18)

※ 2011년 칼데콧 메달 수상작
※ 2010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그림책 선정작


‘내가 만약 그림책 작가라면 이런 그림책을 만들고 싶어!’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림책, 바로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입니다. 이렇게만 그릴 수 있다면 지금 당장에라도 그림책 작가가 될텐데…. 하고 말이죠. ^^

그림책을 만든 필립 C. 스테드와 에린 E. 스테드는 부부랍니다.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은 이 부부가 함께 작업한 첫 번째 그림책이라고 해요. 함께 만든 첫 작품으로 칼데콧 메달을 탔으니 필립과 에린이 얼마나 정성을 쏟았을지 짐작이 가시죠? 일단 한 번 보시면 엄마 아빠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흠뻑 반해버릴겁니다. 작은 소품들, 무심코 지나칠 수도 있는 생쥐와 작은 새들… 놓치지 마세요. 그림책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입니다.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아모스 할아버지는 동물원에서 동물 친구들과 함께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아모스 할아버지는 자로 잰듯 정확히 자신의 일과를 지키며 동물들을 돌봅니다. 정해진 시간에 일어나서 늘 정확히 똑같은 양의 설탕을 탄 차를 마시고는 늘 타던 5번 버스를 타고 동물 친구들을 만나러 갑니다. 하지만 아모스 할아버지는 결코 지루해 하는 법이 없어요. 늘 한결같은 마음으로 정성을 다해 동물 친구들을 돌봅니다.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생각이 많은 코키리와는 체스를 둡니다. 코키리는 한 수 한 수 둘 때마다 어찌나 심사숙고를 하는지 코끼리 자신의 표정 조차 지루해 보이지만 아모스 할아버지는 결코 내색하지 않습니다. 수줍음 많은 펭귄에게는 말없이 곁을 지켜 주는 아모스 할아버지가 너무나 고맙습니다. 어둠을 무서워 하는 부엉이를 위해 책을 읽어 주고, 느릿느릿 거북이와는 달리기를 함께 하고(거북이의 한껏 승리감에 도취된 표정 좀 보세요 ^^), 항상 콧물을 흘리는 코뿔소에게는 주저 없이 자신의 손수건을 건네는 아모스 할아버지.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이렇듯 정성껏 돌봐주는 아모스 할아버지가 있는데 동물 친구들은 왜 이리 시무룩한걸까요? 아, 오늘은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파서 동물원에 나오지를 못했대요. 아무리 기다려도 할아버지가 나타나지 않자 모두들 저렇게 기가 죽고 말았네요.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매일 보던 아모스 할아버지가 독감에 걸려 나타나지 않자 처음엔 섭섭하고 심술도 났지만 가만 생각해 보니 늘 자기들에게 베풀기만 하던 할아버지에게 정작 자기들은 아무 것도 해 준게 없는 걸 깨달은 동물 친구들. 할아버지가 늘 타고 출근하는 5번 버스를 타고 달려 갑니다. 그들에게 가장 소중한 아모스 할아버지를 만나러… 지금 만나러 갑니다!!! ^^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아모스 할아버지 집에 도착한 동물 친구들은 각자 최선을 다해서 할아버지를 돌봅니다. 아모스 할아버지가 그들에게 해줬던 것처럼 말이죠. 코끼리는 할아버지를 위해 체스를 두고, 거북이는 할아버지와 숨바꼭질을 하고, 수줍은 펭귄은 할아버지가 낮잠 자는 동안 할아버지의 발을 따뜻하게 해 드립니다. 할아버지가 재채키를 하며 깨어나자 코뿔소가 어느새 손수건을 내미네요.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이제 모두들 자야 될 시간입니다. 서로 잘 자라고 밤 인사를 건네고 눈을 붙이고 있는 동안 부엉이는 이야기책을 큰소리로 읽습니다. 어둠을 무서워 하는 할아버지를 위해서 말이죠.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아모스 할아버지와 코끼리, 수줍은 펭귄, 코찔찔이 코뿔소, 부엉이,  그리고 조연으로 등장하는 생쥐와 작은 새까지 모두 편안하게 잠이 들었습니다. 빨간 풍선까지도 말이죠. (이 그림 한 장만으로도 왜 이 책이 칼데콧 메달을 수상했는지 충분히 이해가 가지 않나요?)

아모스 할아버지가 아픈 날

할아버지는 어쩜 그렇게 동물 친구들 하나 하나를 잘 돌볼 수 있는건지, 동물 친구들은 왜 그토록 아모스 할아버지를 좋아하는지에 대한 정답은 독감에 걸려서 도저히 출근이 힘들 것 같은 아침,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하는 아모스 할아버지의 모습을 담은 그림 한 장 속에 있습니다. 콧물이 흐르는 코를 휴지로 닦고 있는 아모스 할아버지, 다른 한 손으로는 곰인형을 꼬옥 끌어 안고 있는 아모스 할아버지의 모습, 생쥐 모양 슬리퍼를 좋아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은 아이들의 맑고 순수한 영혼을 한평생 가슴 속에 간직한 채 살아왔음을 보여 주고 있습니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기

코끼리는 체스 두는 것을 좋아합니다. 코끼리는 아모스 할아버지도 체스를 좋아하는 줄 알고 있습니다.수줍음 많은 펭귄은 늘 자신의 옆에 말없이 앉아 있어 주는 아모스 할아버지 역시 수줍음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콧물 많은 코뿔소 역시 자기보다 먼저 손수건을 꺼내서 건네 주는 아모스 할아버지도 콧물이 많아서 손수건을 늘 갖고 다닌다고 생각하구요. 어두움을 무서워 하는 부엉이는 늘 퇴근 전에 책을 읽어 주던 아모스 할아버지 역시 어둠을 무서워 하기 때문에 자신의 심정을 잘 이해해 준다고 믿었죠.

그래서 동물친구들은 아파서 누워 있는 아모스 할아버지를 찾아와서도 결국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들을 할아버지와 함께 하죠. 그들은 할아버지를 위해서 해 주는 거지만, 출근을 못할 정도로 아픈 할아버지에게는 동물원이 아닌 집이라는 차이 말고는 출근한 것과 전혀 다를 바 없는 상황임을 미처 깨닫지 못한 채 말입니다.

하지만 할아버지는 힘든 내색 없이 잊지 않고 자기를 찾아 준 동물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내고 행복한 잠자리에 듭니다. 자신이 사랑하고, 자신을 사랑해 주는 동물 친구들과 함께 말이죠.

혼자보다는 함께라서 아름다운 세상

아모스 할아버지와 동물 친구들의 훈훈한 우정은 점점 더 개인화 되어 가고 있는 요즘의 우리들의 삶에 건네는 따스한 메시지입니다. 나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고 챙겨 주는 삶, 혼자 살아가는 것이 아닌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삶의 의미와 행복함을 말이죠.


칼데콧상 수상작 보기

Mr. 고릴라

앤서니 브라운의 "고릴라" 덕분에 그림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제일 좋아하는 작가가 앤서니 브라운은 아닙니다. ^^ 이제 곧 여섯 살이 될 딸아이와 막 한 돌 지난 아들놈을 둔 만으로 30대 아빠입니다 ^^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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